"우리 댕댕이 치매 고칠 치료제 나왔다"…기술력 뽐낸 펫 스타트업(종합)
[반려동물 IR데이] 의료·리빙 등 다양한 분야 기업 모여
인체 의료 기술, 반려동물에 적용…"성장 가능성 크다"
- 이정후 기자,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판교=뉴스1) 이정후 기자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반려동물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 유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반려동물 산업 육성협의회 제2회 IR 데이(투자설명회)'가 지난달 첫 행사 때보다 더욱 많은 관심 속에서 19일 열렸다.
대한수의사회와 글로벌디지털혁신네트워크(GDIN)이 주축이 된 반려동물 산업 육성협의회는 지난달 22일 첫 IR 데이를 개최하고 4개의 스타트업을 투자사들과 연결한 바 있다.
이날 두 번째로 열린 IR 데이는 우수 스타트업으로 선정된 미국 반려동물 수의사 상담 플랫폼 '닥터테일'의 발표를 시작으로 △반려동물 디지털헬스케어 '셀씨존' △반려동물 리빙용품 '큐어라이프' △반려동물 인지기능 장애치료제 '카이저바이오'가 참여했다.
이 밖에도 5곳의 벤처캐피탈, 9곳의 일반 기업이 참석해 지난달 첫 IR 데이 때보다 많은 관심이 이어졌다.
◇미국 시장 뚫은 닥터테일…"韓 반려동물 산업 발전 가능성 커"
우수기업으로서 국내 스타트업에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발표에 나선 닥터테일은 미국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온라인 수의사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설립 2년 만인 2022년 CES 혁신상을 수상하고 핀란드의 대형 스타트업 행사 '슬러시'(SLUSH)에서 글로벌 23위에 선정된 바 있다. 지난해 8월 스타셋인베스트먼트로부터 30억 원 규모의 프리A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다.
닥터테일은 반려동물의 이전 의료 기록을 참고해 더 빠르고 정확한 상담을 제공한다. AI를 활용해 기존 상담 데이터를 구조화하고 반복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자동으로 제시한다.
닥터테일의 주요 고객은 초보 반려동물 보호자 및 수의사의 지속적인 상담이 필요한 만성질환 보유 반려동물 보호자다. 설립 이후 40만 명 이상의 보호자와 10만 건 이상의 상담을 진행했다.
닥터테일은 향후 미국 시장 확장을 위해 △비디오 기반 상담 서비스 △동물병원 협력 확대 △헬스 데이터 확보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대화 닥터테일 대표는 "한국은 미국과 달리 수의사가 충분하고 의료 접근성이 높기 때문에 수의사 주도 모델이 가능하다"며 "프리미엄 혹은 맞춤형 케어가 가능할 것"이라 전망했다.
◇인체 적용 의료 기술을 반려동물에도…고압산소치료부터 치매 치료제까지
인체에 적용하는 의료 기술을 반려동물 분야로 확장하고자 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동물용 고압산소치료(HBOT) 의료기기를 개발한 셀씨존은 차세대 의료 기술로 주목받는 해당 기술을 반려동물에 적용하고자 한다. 고압산소치료는 다량의 산소를 체내 혈액 속에 녹아들게 해 질병 치료에 도움을 주는 치료법이다.
셀씨존에 따르면 반려동물의 주요 질환 70% 이상은 고압산소치료를 통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임상 검증됐다. 미국수의고압학회는 상처·독성 중독·수술 회복·항노화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셀씨존은 올해 6월 제품 상용화를 이뤄 서울 강동 로얄병원에 납품을 추진한다. 이어 주요 대학 동물병원 및 대형 병원과 시범 진료를 진행해 해외 판매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카이저바이오는 반려동물의 치매를 치료하기 위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카이저바이오가 보유한 치매 치료 후보 물질 두 종을 활용해 만드는 치료제다.
이를 통해 치매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여러 위험인자를 하나의 치료제로 조절할 수 있는 다중 타깃 신약을 개발했다.
카이저바이오는 인지기능장애증후군을 가진 강아지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해 2026년까지 동물용 의약품 인허가 추진을 목표로 한다는 계획이다.
이상래 카이저바이오 대표는 현재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원숭이를 활용한 치매 연구를 약 17년째 이어가고 있다.
빗자루와 와이퍼, 스크래퍼의 장점을 하나로 모은 리빙용품 브랜드 쓰리잘비 운영사 큐어라이프도 반려동물 산업에 뛰어들었다.
특허받은 4중 빗날로 한 번만 쓸어도 반려동물의 털 등을 쉽게 청소할 수 있다.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은 650만 건, 구매 고객 평점은 5점 만점에 4.9점이다.
큐어라이프는 이미 미국과 일본, 호주 등 해외에 진출해 지난해 매출의 36%가 수출로 발생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반려동물 펀드 조성 움직임…"산업 변화 기대"
이날 두 번째로 열린 반려동물 산업 협의회의 IR 데이는 성공적으로 종료됐다. 행사를 운영하는 GDIN에 따르면 참여 신청 기업이 증가하고 있으며 벤처캐피탈의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반려동물 산업 육성 협의회를 운영하는 김종갑 GDIN 대표는 "지난달 1회 IR데이 이후 좋은 기업들의 참가 요청이 많이 오고 있다"며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 AI 펫 관련 기업들의 신청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산업을 육성하려는 정부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모태펀드를 통한 반려견 펀드 조성을 처음으로 시도하고 있다"며 "든든한 우군 펀드가 생기면서 향후 관련 펀드가 많이 나올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반려동물 산업 육성 협의회는 지난 1월 대한수의사회와 GDIN의 업무협약으로 출범했다. 양 기관 외에도 △하나은행 △해마루동물병원 △뉴스1·매경닷컴 △벤처캐피탈 업계 등이 참여해 반려동물 산업 육성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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