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신 美 택했더니 매출 껑충" 경동나비엔·대동 '성장가도'
전체 매출 북미 비중 양사 모두 55% 육박…미국서 더 팔린다
경동 '콘덴싱 기술' 냉난방 공략…대동 'GX시리즈' 중대형 강화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경동나비엔(009450)과 대동(000490)이 북미 시장 공략에 성공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달리는 대표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침체기를 맞은 국내와 중국 시장을 벗어나 세계 최대 규모 북미 시장에 안착하면서 'K-보일러'와 'K-농기계'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중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경동나비엔과 대동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으로 각각 1조2043억 원과 1조4334억 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1조원 매출을 안정적으로 넘겼다. 양사의 전체 매출액 중 북미 비중은 각각 54.8%와 54.2%를 나타냈다.
양사는 2020년 전후로 북미 시장 공략에 성공하면서 제2 전성기를 열었다. 최근 미중 갈등 심화로 수출 환경 변화가 본격화하면서 안정적인 북미 시장으로 향하는 기업들이 늘었는데 경동나비엔과 대동은 일찌감치 중국보다 북미 문을 두드렸다.
경동나비엔의 북미 시장 안착을 이끈 제품은 온수기와 콘덴싱 보일러다. 북미법인 매출은 콘덴싱 온수기(NPE) 출시를 계기로 2012년 700억 원에서 지난해 6609억 원으로 9.4배 성장했다. 콘덴싱 기술은 외부로 빠져나가는 열을 모아 다시 온수를 데우는 친환경 기술이다.
경동나비엔은 2000년대 북미 시장에서 친환경을 강조하는 전략은 도전적인 과제였지만, 앞으로 친환경 이슈가 커질 것이라는 확신을 기반으로 꾸준히 노력한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동나비엔은 올해에는 지난해 11월 현지 판매를 시작한 '콘덴싱 하이드로 퍼네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글로벌 HVAC(냉난방공조) 시장'을 공략하는 초석을 다질 계획이다.
우리나라와 유럽 등은 '난방·온수-보일러' '냉방-에어컨'이지만, 미국은 '온수-온수기' '냉·난방-공조시스템' 구조로 메인 난방은 가스를 연소해 공기를 직접 가열해 공급하는 퍼네스(공조시스템)를 활용한다. 현지 퍼네스 시장 규모는 연간 약 470만대(2022년 기준 약 60억 달러·8조 원)에 달한다.
이상규 경동나비엔 북미법인장은 "현지에서 2월 퍼네스 판매량이 전달 대비 245%를 기록하는 등 좋은 흐름"이라며 "물을 매개로 실내 공기를 데우는 제품(Water-to-Air)이라는 점이 소구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시기 美 하비파머 공략해 주요플레이어 안착…중대형 트랙터 강화
대동은 2020년~2021년 코로나 시기 북미에서 취미로 농사를 짓는 '하비파머'를 공략해 소형트랙터 시장 '빅3'에 오르며 주요 플레이어로 안착했다. 당시 경쟁업체들이 보수적인 경영 전략을 세운 점도 기회로 작용했다.
대동은 북미 브랜드 '카이오티'(KIOTI)를 GCE(Ground Care Equipment) 전문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제로턴모어(잔디깎기) △소형건설장비 스키드로더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건초 운반 목적 △베일 스피어 △제초 작업용 커터 △목재 운반용 그라플 등 트렉터 작업기도 다양하게 선보였다.
최근엔 북미와 유럽 중형 트랙터 시장 공략을 위해 60~70마력대 프리미엄 중형 트랙터 'GX시리즈'를 출시했다. GX 시리즈 개발에는 4년간 약 200억 원이 투입됐다. 매출 목표는 북미·유럽을 포함해 2028년까지 누적 7500억 원이다.
제품 특징은 국내 동급 모델 최초로 3단계 자율작업 기능(직진·선회·작업 제어 등)을 옵션으로 제공한다. 기어 조작 없이 버튼 또는 액셀러레이터 조작만으로 변속 가능한 '파워시프트'(P-Shift) 기능 등도 탑재했다.
박준식 대동 커스터머 비즈(Customer Biz) 부문장은 "대동 역사상 최초로 글로벌 시장에 동시 론칭한 GX시리즈는 중형 트랙터의 프리미엄 기준을 새롭게 정립하는 게임 체인저"라며 "대동은 앞으로도 AI(인공지능)과 ICT,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미래 농업 혁신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했다.
한편 대동은 현재 미국 외 유럽 등 전 세계 70여개국에 트랙터·콤바인·이앙기 등을 수출하고 있다. 해외매출 비중은 꾸준히 높아져 지난해 67.5%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지역별 매출 비중은 △북미 54.2%(7763억 원) △국내 32.5%(4665억 원) △유럽 5.8%(832억 원) △기타 7.5%(1074억 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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