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본 없이 '네트워크창고'로 글로벌 물류 진출한 콜로세움[퍼스트클럽]

올해 美 물류센터 5곳 확보 목표…동남아·일본 확장
대규모 자본 투입 대신 '맞춤형 물류'로 수요 공략

박진수 콜로세움코퍼레이션 대표가 29일 서울 종로구 뉴스1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3.29/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대담=강은성 성장산업부장 이정후 김성진 기자 = #1. 향수를 판매하는 A사는 여러 가지 제품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판매한다. 사용자가 선호하는 조합에 따라 최종 상품 구성은 수십 가지에 이른다.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매출은 증가하지만 그만큼 포장 업무에 투입되는 인력도 많이 필요해 A사는 고민이다.

네트워크 물류센터를 바탕으로 풀필먼트 사업을 전개하는 콜로세움코퍼레이션(콜로세움)은 A사와 같은 온라인 셀러들의 고민을 해결하는 물류 스타트업이다. 복잡해지는 사업 환경 속에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물류'를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2019년 첫 닻을 올린 콜로세움은 국내에서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 준비를 마쳤다. 핵심은 주요 사업 모델인 '네트워크 물류' 방식과 이를 유기적으로 작동하게 하는 자체 솔루션 '콜로'(COLO)다.

박진수 콜로세움 대표는 "물류는 어떻게든 글로벌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며 "한국 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게 콜로세움의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콜로세움 물류센터 네트워크 소개(콜로세움 제공)

◇빈 창고·솔루션·물류 전문가 중심으로 '네트워크 물류' 실현

콜로세움이 기존 풀필먼트 업체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는 기존 창고 운영사들의 유휴 공간을 확보해 창고를 직접 세우지 않아도 전국에서 물류센터를 운영할 수 있는 방식이다. 현재 확보한 물류센터는 글로벌 포함 총 41곳이다.

두 번째는 모든 물류 센터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해 주는 자체 개발 솔루션 '콜로'다. 상품의 물성이나 보관 방식에 따라 최적화된 물류센터를 셀러와 연결해 준다. 재고 관리부터 포장·배송·반품·정산까지 판매의 전 과정을 책임진다.

마지막은 물류 전문가 'FD'다. FD 들은 물류 현장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을 직접 통제하거나 고객 기업에 대한 상담과 컨설팅 등을 제공한다. 이 3가지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콜로세움의 시스템은 중소상공인부터 제조·유통 대기업의 물류를 지원하고 있다.

콜로세움의 시스템은 특히 소비자 수요에 따라 상품 구성이 달라지는 온디맨드 물류에 강점을 보인다. 수요자 중심 맞춤 배송은 이커머스뿐만 아니라 기업 간 거래(B2B), 글로벌 크로스보더 물류에도 적용할 수 있다.

박 대표는 "대량으로 움직이는 상품들은 디테일한 커스터마이징이나 온디맨드가 쉽지 않다"며 "콜로세움만의 세 가지 요소는 고객사들의 특수한 물류 수요를 충족시킨다"고 설명했다.

콜로세움 크로스보더 전용 풀필먼트 센터(콜로세움 제공)

◇"해외 창고주도 호응"…글로벌 가능성 엿본 콜로세움

2019년에 시작한 스타트업이지만 성장세는 빠르다. 매년 3배 이상의 매출과 물동량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누적 물류량은 400만 건 이상이다. 이커머스 혁신을 위해 확보한 지식재산권은 지난달 기준 79건을 달성했다.

국내에서의 빠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지난 2월에는 미국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해외 진출을 본격화했다.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네트워크 물류' 방식을 해외에도 이식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진출을 완료한 첫 번째 지역은 로스앤젤레스로 올해 △샌프란시스코 △애틀타 △뉴저지 등 서부에서 동부를 잇는 미국 전역에 5곳 이상의 물류센터를 확보할 예정이다.

해외 진출을 위해 콜로세움은 네트워크를 구축할 물류센터를 확보하기 위해 현장을 발로 뛰었다. 해외 창고 기업들은 콜로세움의 '네트워크 물류' 방식에 공감하며 호응했다.

"네트워크·솔루션·사람 세 가지를 바탕으로 공간을 활용하는 비즈니스에 대해 모두 환영했습니다. 창고는 있지만 시스템과 사람이 없는 곳이 많아서였어요. 저희는 글로벌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사업 환경과 다른 점도 있다. 대규모로 구축된 물류센터로 인해 많은 인력이 필요한데 북미 지역의 높은 인건비가 부담된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콜로세움은 물류센터 내에서 상품 이동을 도와 줄 로봇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물류센터마다 다른 작업 환경을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국내 로봇 기업들과 협업을 진행 중이다. 자체 개발한 콜로의 API를 적용해 로봇에 적용, 물류 서비스의 최적화를 꾀할 계획이다.

콜로세움은 미국에 이어 대만, 말레이시아에 확보한 물류센터를 통해 동남아시아·일본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3년 내 해외 물류센터를 10~15개로 늘려 총 100개 이상의 국내·외 물류센터를 확보할 예정이다. 3년 후 해외 매출 목표는 30% 이상으로 잡았다. K-컬처의 인기와 함께 증가하고 있는 역직구 시장도 국내 거점을 중심으로 적극 공략한다.

박 대표는 "대규모 창고를 짓고 인력을 투입해 물량을 통제할 수 있는 시절은 지나갔다"며 "결국 협력 업체를 확보해 물류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진수 콜로세움코퍼레이션 대표가 29일 서울 종로구 뉴스1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3.29/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국내 1호 복수의결권 도입 기업…"기업 성장 최우선 목표"지난해 10월 시리즈A 투자 유치를 마친 콜로세움은 '국내 1호 복수의결권주식' 도입 기업으로 한 차례 주목을 받기도 했다.

복수의결권주식제도는 외부 투자 유치로 인해 창업주의 지분이 30% 미만으로 내려가는 경우 창업주 보유 주식 1주에 최대 10주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부여해 경영권을 보호하는 제도다.

지난해 11월 제도 도입 이후 96일 만에 1호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콜로세움은 향후 지분 희석 걱정 없이 대규모 투자를 추가로 유치할 수 있게 됐다.

박 대표는 "콜로세움에 우호적인 투자자들로부터 적정한 가치로, 좋은 타이밍에 투자받을 수 있었다"며 "콜로세움이 만드는 물류 생태계를 이들과 함께한다면 더욱 강력한 파트너십을 발휘해 새로운 시도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아기유니콘 육성사업에 선정된 콜로세움은 기업 성장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사업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글로벌과 국내에서 매출과 수익성을 증명한 뒤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시장에서 고객들이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면 콜로세움에도 IPO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대담=강은성 성장산업부장, 정리=이정후 기자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