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이용객 상승세 탔는데…3위 요기요만 '미끄덩'

배민·쿠팡이츠·요기요 MAU 4개월 연속 증가…지난달 5.9%↑
'와우 할인' 쿠팡이츠 이용객 늘며 요기요 3위로 밀려나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배달팁' 부담으로 이용자 감소를 겪었던 배달앱이 올해는 '할인경쟁'에 힘입어 다시금 상승세로 돌아섰다. 요기요는 이용자 증가 효과를 보지 못하고 3위로 밀리는 등 업계 내부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이용객을 모으기 위해 '무료배달' 카드를 꺼내든 데 비해 요기요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다.

5일 빅데이터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앱 3사(배민·요기요·쿠팡이츠)의 3월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3382만 707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늘었다.

배달앱 이용자는 지난해 줄곧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외식이 늘었고, 고물가에 따른 배달팁 상승도 이용자에게 부담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말인 12월부터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올 들어서는 가시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배달앱 3사의 MAU는 △12월 3097만3212명(5.8%↑) △1월 3434만3617명(2.5%↑) △2월 3307만 4869명(3.4%↑)을 기록했다. 3월까지 합산하면 4개월 연속 상승이다.

특히 쿠팡이츠의 '와우 멤버십'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작으로 배달의민족 알뜰배달 무료화, 요기요의 요기패스X 구독료 인하까지 잇달아 나온 3월에는 이용자가 전년 대비 5.9%나 늘어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반면 업체별 상황은 다소 다른 양상이다. 이 기간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이용자 수는 늘어난 반면 요기요 이용자 수는 크게 줄었다. 급기야 지난달에는 처음으로 배달앱 업계 2·3위가 뒤바뀌었다.

요기요 이용자 수는 올해 들어 줄곧 감소세다. 지난달 요기요 이용자 수는 22.5% 줄어든 570만 9473명을 기록하며 업계 3위로 내려앉았다.

2위 자리에는 쿠팡이츠가 올랐다. 지난달 쿠팡이츠 MAU는 625만 8426명으로 95.6% 급증했다.

쿠팡이츠 월간 MAU는 2023년 9월에 460만 1489명으로 500만명이 채 되지 않았지만 연말인 12월에 559만 2740명을 기록하며 500만명 고지에 올라섰고, '와우 공짜배달'을 실시한 3월엔 625만 8426명으로 꾸준히 상승세다.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배달 노동자가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 News1 황기선 기자

업계에서는 쿠팡이츠가 2위에 올라선 비결로 정률 할인을 앞세운 '멤버십 서비스'(와우할인)를 꼽는다.

쿠팡이츠는 그동안 로켓와우 멤버십 회원이면 주문할 때마다 5~10% 할인받을 해주는 '와우할인'을 운영했다.

와우할인이 소비자 유입 효과를 내자 지난 3월 26일에는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 배달' 서비스를 론칭했다. 쿠팡 멤버십 회원이라면 △주문 횟수 △주문 금액 △장거리 배달에 제한 없이 무제한으로 무료 배달을 받을 수 있다.

쿠팡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배달의민족도 부랴부랴 '무료 배달' 정책을 내놨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1일 자체배달 서비스인 '알뜰배달'을 대상으로 무료배달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무료 제공 서비스는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우선 시작한다. 배민은 무료 배달 실시를 안내하는 포스터를 통해 '멤버십·패스 없어도 주문할 때마다 무료배달 됩니다'라고 홍보하고 있다.

한 배달 플랫폼 관계자는 "탈배달앱 경향이 잠잠해지면서 최근에는 이용객을 모으기 위해 배달앱들이 무료배달 등 소비자 혜택을 강화하기 위한 방향으로 치열한 경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요기요는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다.

현재 요기요는 배민이나 쿠팡이츠와 달리 구독 서비스 형태로 배달비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월정액을 내고 요기패스X를 구매하면 대상 가게에서 무제한 무료 배달을 제공받을 수 있는 형태다.

쿠팡이츠가 무료배달을 선언하자 곧바로 요기요는 요기패스X 구독료를 기존 4900원에서 2900원으로 인하했지만 이탈한 소비자들을 돕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배달의민족까지 무료배달에 동참하면서 요기요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쿠팡이츠의 경우 쿠팡 멤버십 회원이라면 누구나 할인을 받을 수 있고 배민은 별도의 멤버십 가입 없이도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요기패스X 할인은 멤버십 제휴 대상 가게에서만 적용이 가능하며 최소 주문금액 기준(1만 7000원)도 채워야 한다.

업계 1·2위 업체가 나란히 '공짜배달 전면전'에 뛰어든 가운데 업계에서는 요기요의 참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는 "한번 좋은 서비스로 소비자를 록인하면 편리함 때문이라도 다른 앱으로 갈아타지 않는 것이 이쪽(배달앱)의 경향인데 쿠팡이츠가 소비자 친화적인 혜택으로 성과를 냈다"며 "아직은 (요기요와 쿠팡이츠간) 차이가 근소하기도 하고, 요기요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