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그테크 스타트업 애그유니, 美 법인 설립…글로벌 진출 '시동'

"미국, 규모의 농업 이뤄지는 곳"… 유휴부지 확보·현지 대학과 공동 연구 진행

사진=애그유니 제공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농업용 에어돔 기반 애그테크 스타트업 '애그유니'(AGUNI)는 미국 시애틀 현지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한다고 1일 밝혔다.

애그유니는 지난 2019년 창업한 글로벌 애그테크 기업이다. ICT 기술을 활용한 식물공장 '에어돔'과 맞춤 관제 모듈 시스템 '그로와이드' 솔루션을 개발 및 운영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직접 생산한 작물의 내수 도매 및 수출로 유통 사업도 본격화한다.

생산 시설 건설부터 재배, 유통까지 농업의 모든 과정을 책임진다는 구상이다. 애그유니는 창업 1년 만에 경상북도 글로벌 혁신벤처 엑설러레이팅 대표기업으로 선정되고, 지난해 시드 및 프리 A 투자를 유치에 더불어 브릿지라운드도 마무리 단계다.

작년에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시애틀 한국스타트업센터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졸업한 데 이어 올해도 연속 지원을 받게 돼 잠재력을 인정 받았다.

애그유니는 풍부한 건설 경험과 R&D를 통해 주로 스포츠용으로 사용되던 에어돔을 농업에 맞게 최적화했다. 자연광을 활용한 에너지 효율 극대화, ICT 에너지 순환 시스템 기반 온습도 조절은 물론 완전 밀폐 환경에서 압력을 다루는 농업 특화 노하우까지 보유했다.

기후 변화와 지정학적 위기로 '애그플레이션'이 극심한 현재, 안정적인 농업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 주목을 받는다. 모듈형 토경 재배시스템 그로와이드는 천마나 당귀 같은 고부가가치 작물과 암, 알츠하이머 등 여러 질병의 의약 재료로 쓰이는 의료용 대마 생산까지 가능하게 한다. 기존 스마트팜 기업들이 수경재배를 통해 엽채류, 딸기 등을 주로 생산하던 것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애그유니가 미국 법인 설립을 결정한 이유는 '규모의 농업'이 구현되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헥타르(1만㎡) 단위의 대규모 농업이 오래전부터 자리 잡고 있는 데다 '멜팅 팟'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다채로운 식문화도 갖췄다. 자연히 글로벌 농산물 유통망도 풍부하게 구축된 미국을 '기회의 땅'으로 봤다. 농업 관련 선도적인 정책 시행과 기업 활동이 이뤄지고 있고 소비문화 또한 성숙하여 있다는 점이 애그유니의 미국 진출을 앞당기게 했다.

이번 미국법인 설립은 현지 주 정부를 통해 유휴 부지를 확보한 것에서부터 출발했다. 이후 해당 부지에 에어돔을 건설하는 비용을 미국으로부터 지원받기 위해 국가 농업 그랜트 조건을 충족한 법인 설립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미국이 얼마나 농업을 중요한 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애그유니 측의 설명에 따르면 현지 법인 설립은 비즈니스를 시작하기 위함이 아니라, 이미 넘쳐나고 있는 시장의 수요에 발맞춰 진행된 것이다.

애그유니는 현지 법인을 통해 농산물의 생산과 유통까지 전 과정을 현지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식량 자원뿐만 아니라 의료용 대마 및 천연물 기반의 농생명 사업을 위해 현지 대학과 MOU를 체결하고 협업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수많은 민간 및 공공기관, 비영리 단체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농업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데 집중하며 풍부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수 종자 확보와 약용 작물의 수확량 증가라는 실제 성과까지 내면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애그유니의 권미진 대표는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사과, 토마토 등 과일값을 비롯해 농산물 가격이 급등해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농업이 우리 삶과 얼마나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지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며 "농업 생태계가 인간에게 어떤 영향력을 가졌는지 잘 이해하고 있는 애그유니가 농업 혁신을 통해 ‘휴먼라이프농업’을 이끌겠다"는 말했다.

j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