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작년 영업익 7000억 '깜짝실적'…DH에 4000억 첫 배당(종합)

영업익, 전년比 65% 껑충…매출도 16% 증가
배당금 4127억원…2020년 4.7조 인수 이후 첫 배당

우아한형제들 실적 추이(우아한형제들 제공)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7000억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2년 연속 흑자를 냈다. 흑자에 힘임어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우아DH아시아)에 4127억 원 규모의 첫 배당을 실시했다.

29일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연결 기준 6998억 8104만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영업이익 4240억 6056만 원 대비 65%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3조 4155억 549만 원으로 전년(2조 9471억 4145만 원) 대비 15.9% 늘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5062억 441만 원으로 전년(2758억 4618만 원) 대비 84%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번 호실적에 대해 회사 측은 음식배달 사업과 배민B마트 등 커머스 사업이 성장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민배달, 가게배달 등 음식배달 사업이 포함된 '서비스' 매출은 2조718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2% 늘었다. 배민B마트 등 커머스 사업 부문이 포함된 '상품' 매출은 68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4% 뛰었다.

배달의민족 로고(우아한형제들 제공)

◇우아한형제들 첫 배당 실시…4127억 규모

우아한형제들은 2년 연속 흑자 및 호실적에 힘입어 창사 이래 첫 배당도 실시했다. 지난해 4월 중간배당금으로 지급한 금액은 4127억 3200만 원으로 주당 배당액은 3만 7248원, 주당 배당률은 7450%다.

우아한형제들의 최대 주주는 독일계 모기업인 우아DH아시아로 우아한형제들의 지분 99.07%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공시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우아DH아시아에 중간배당금 등을 포함한 4089억 7654만 원을 지급했다. 우아DH아시아를 지배하는 최상위 지배기업은 딜리버리히어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2020년 4조 7500억 원을 투자해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 딜리버리히어로는 2020년, 2021년 영업손실을 겪은 이후 배민이 실적을 개선하면서 첫 배당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실시한 배당은 2022년 배당가능이익액 한도 내에서 진행된 것으로 2022년 실적 기준으로 이사회에서 결정한 회사의 경영 판단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년 새 고금리로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투자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런 환경이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의도가 배당 성향에 영향을 미쳤다"며 "딜리버리히어로는 DH벤처스를 통해 한국 스타트업 2곳(AMUSE, CHIC)에 투자하는 등 스타트업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자금 확보와 기업 성장, 투자자 엑싯, 재투자 등 스타트업 투자 선순환 측면에서 이번 배당은 의미를 지닌다"고 덧붙였다.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2030년까지 외식업주 성장, 라이더 안전, 친환경 배달 분야에 2000억 원 규모의 사회적 투자를 실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속가능을 위한 배민다운 약속' 전사 발표 중인 이국환 우아한형제들 대표(우아한형제들 제공)

◇호실적 배경엔 '비용 효율화'…경쟁 과열로 매출 증가율은 둔화

비용 효율화 노력도 호실적에 영향을 끼쳤다. 우아한형제들은 △라이브커머스 배민쇼핑라이브 종료 △베트남 배달의민족 사업 철수 △배민상회 직매입 사업 축소 △중앙물류센터 인천기지 구축 △용역비·지급수수료 등 비용 절감 노력 등이 영업이익 개선에 힘을 보탰다고 설명했다.

다만 2018년부터 3년간 매년 2배 가까이 성장하던 매출 증가율은 둔화하고 있다. 2019년 79.8%였던 매출 증가율은 △2020년 94.5% △2021년 82.7% △2022년 46.7% △2023년 15.9%로 낮아졌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배달팁 인하 효과를 노린 배민1플러스를 출시한 뒤 경쟁사들도 배달팁 무료 정책을 내놓으면서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며 "커머스 등 신규 사업의 성패가 성장성 확보에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배달커머스 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알뜰배달을 통해 합리적인 고객 배달팁을 실현한 게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며 "사장님과 고객 모두 더 나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