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콘덴싱으로 '아메리칸 드림' 자신…8조원 시장 공략"

[인터뷰]이상규 경동나비엔 美법인장 "새로운 역사 쓰겠다"
"야심작 NPF 갈수록 잘 팔려…글로벌 냉난방 판도 바꿀 것"

이상규 경동나비엔 북미법인장이 'AHR EXPO'에 전시한 수처리 시스템(Water Treatment System) 옆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경동나비엔 제공)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압도적인 부스 규모와 자사의 신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덕분인지 정말 많은 분들이 방문해주셨습니다. 그 중에서도 현지 설비업자(installer)가 '미래가 더 기대된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이상규 경동나비엔(009450) 미국 법인장은 올해 북미 최대 규모 냉난방공조 전시회 'AHR EXPO(The International Air-Conditioning Heating Refrigerating Exposition) 2024(1월 22일~24일) 참가 준비로 바쁜 시기를 보냈다.

이 법인장 주도로 대규모 전시회 부스를 마련하고 △콘덴싱 하이드로 퍼네스(NPF) △수처리 시스템(Water Treatment System) △히트펌프 등을 전시했다.

이 법인장은 현지 분위기에 대해 "이미 콘덴싱 온수기로 탄탄한 기반을 마련한 기업이 메인 난방 시장인 퍼네스 제품으로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흥미롭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4월 출시 예정인 수처리 시스템에 대한 관심도 높아 '소금을 넣지 않아도 된다니 믿기지 않는다' '어메이징한 제품'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경동나비엔 AHR 2024 부스 모습(경동나비엔 제공)

수처리시스템 대표 제품은 'WEC600'(전기탈이온방식 연수기)이다. 기존 '소금' 대신 '전기'를 활용해 편의성과 친환경성을 높였다.

이 법인장은 "북미 지역 물은 칼슘·마그네슘 등의 광물질 함유량이 많아 이를 제거하는 연수기가 필수 가전으로 꼽힌다"면서 "기존 제품은 소금을 활용하기 때문에 고염도의 폐수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지만 자사는 전기를 이용하는 독자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2006년 설립한 미국법인은 글로벌 HVAC(냉난방공조) 시장 공략을 위한 주요 거점 역할도 맡고 있다.

우리나라와 유럽 등은 '난방·온수-보일러' '냉방-에어컨'이지만, 미국은 '온수-온수기' '냉·난방-공조시스템' 등을 이용한다.

경동나비엔의 북미 시장 안착을 이끈 제품은 온수기다. 북미법인 매출은 콘덴싱 온수기(NPE) 출시를 계기로 2012년 700억 원에서 지난해 6609억 원으로 9.4배 성장했다. 지난해 경동나비엔의 전체 매출(1조2043억 원)에서 북미 비중은 54.87%에 달한다.

경동나비엔 하이드로 퍼네스&히트펌프. (경동나비엔 제공)

이번 글로벌 공략의 야심작 '콘덴싱 하이드로 퍼네스'는 지난해 11월 북미 출하를 시작했다. 북미 메인 난방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콘덴싱과 온수 운용 기술을 접목한 제품이다. 현지 퍼네스 시장 규모는 연간 약 470만대(2022년 기준 약 60억 달러·8조 원)에 달한다.

이 법인장은 "북미 메인 난방 시장은 국내와 달리 가스를 연소해 공기를 직접 가열해 공급하는 퍼네스라는 난방 기기가 중심"이라며 "퍼네스는 불완전연소에 따른 유해 가스가 실내로 유입할 위험이 있어 매년 안전 점검을 해야 하는데 이러한 단점을 자사의 기술력으로 없앤 제품인 만큼 새로운 기회를 노려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지 반응이 뜨겁다. 그는 "지난달 판매량은 1월 판매량 대비 245%를 기록했고 이달 판매량은 1월 전체 판매량과 비교에서 6배에 달할 정도로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물을 매개로 실내 공기를 데우는 제품(Water-to-Air)이라는 점이 소구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콘덴싱 하이드로 퍼네스는 따뜻한 물로 데운 공기를 실내로 공급하기 때문에 공기가 건조하지 않고 쾌적하며 유해가스 유입 우려도 없다"며 "저진동 설계를 적용해 소음이 적은 것과 콘덴싱 기술 특유의 친환경성도 차별화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료 소비 효율을 나타내는 연간 연료 이용효율(AFUE)이 97%에 달할 정도로 에너지 절감 효과가 높고 대기오염 물질인 질소산화물(NOx) 저감 능력도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이 법인장은 30년 가까이 대우일렉트로닉스(現 위니아전자)과 경동나비엔에서 해외사업을 맡은 '국제통'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새로운 성공신화를 쓰겠다고 강조했다.

"NPE로 온수기 시장 패러다임을 바꿨던 것처럼 콘덴싱 하이드로 퍼네스로 시장의 흐름을 바꾼다면 새로운 역사를 쓸 것으로 자신합니다. 그때보다 '친환경·고효율'에 대한 소비자와 사회의 니즈는 더 커졌기 때문이죠. 북미를 시작으로 중남미와 중앙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이어가겠습니다."

이상규 경동나비엔 미국법인장(경동나비엔 제공)

◇이상규 경동나비엔 미국 법인장 약력

△1995년 6월 대우일렉트로닉스 TV 해외영업 담당 △2001년 6월 마이애미지점 주재원 △2007년 3월 에콰도르 지점장 △2009년 3월 마이애미 지점장 △2010년 3월 주방기기 해외영업 그룹장 △2011년 5월 경동나비엔 해외영업 2팀장 △2015년 1월 미국법인장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