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옷으로 종이 만든다고?"…무림·태림, 친환경 신소재 '열공'
무림, 폐의류 활용 면섬유 종이개발…LG생건 면세품 포장에 적용
태림 '테코박스' 출시…"스티로폼 대체해 시장판도 바꿀 것"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제지업계가 스마트기기 보급·디지털 전환에 따른 종이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기치를 내세워 종이기반 신소재 제품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아직은 초기 단계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과 함께 지속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라는 판단에서다.
최근 무림그룹(무림페이퍼·무림P&P·무림SP)과 태림그룹(태림페이퍼·태림포장)이 '친환경 종이계'의 혁신이 될 신소재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무림그룹은 버려진 옷을 활용한 포장용지 '네오코튼TMB'를 개발해 LG생활건강(051900) 럭셔리 브랜드 '오휘'의 '얼티밋 핏 진 쿠션' 면세점 제품에 적용했다. 기존에 없던 폐의류를 활용한 종이를 연구·개발해 상용화까지 한 것이다.
무림 관계자는 "잡지나 폐신문 등을 종이 원료로 재사용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폐의류를 활용한 건 국내 최초"라며 "네오코튼TMB는 헌 옷에서 면섬유들을 분리해 작은 조각으로 분쇄 후 천연 펄프와 혼합해 만드는 방식으로 자사의 친환경 종이 기술력과 노하우로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혁신적인 종이를 실현했다"고 말했다.
네오코튼TMB는 자원순환 가치를 실천하는 동시에 우수한 강도와 색 재현성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췄다는 평이다.
무림 관계자는 "일반 종이 대비 내구성이 강하다는 장점을 십분 활용해 화장품 포장재뿐 아닌 쇼핑백지 등 다양한 제품군에 면섬유 원료를 확대 적용하고자 한다"며 "'코튼 종이'(면섬유 원료 종이) 가 가진 친환경성과 제품력을 알려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글로벌세아그룹 계열사 태림 도 친환경 소재 행보에 적극적이다. 태림의 연구·개발센터인 '태림페이퍼 기술연구소'는 1월 '테코 박스'(TECO BOX)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공개했다.
테코 박스는 태림그룹의 독자기술인 '보랭 성능 향상 기술 및 평가 방법'을 활용해 골판지로 만든 박스다. 골판지에 다층 트러스 구조를 적용해 상자의 내외부 사이 단열 공기층을 형성하는 원리로 보랭 성능을 높였다. 여기에 친환경 발수 코팅 기술을 통해 상자 내부가 젖지 않도록 했다.
태림 측은 테코 박스가 기존 스티로폼 상자의 98% 수준의 보랭성을 갖춰 종이기반 보랭 상자 중 최고 성능을 내고 있고 스티로폼 상자 대비 소비자 구매 비용(제조 원가·운송비 포함)도 저렴해 스티로폼 상자를 점진적으로 대체해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태림포장(011280)은 현재 이커머스 업체 여러 곳에 테코 박스 도입을 제안한 상태다. 택배 1위 CJ대한통운(000120)이 테코 박스를 도입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사업 초기 단계여서 매출 등이 눈에 띄게 오른 건 아니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태림 관계자는 "테코 박스는 일반 골판지 상자처럼 평평한 상태로 배송할 수 있고 두께 역시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보랭 성능을 가진 제품군으로 제작할 수 있다"며 "대량 조립 시스템을 구축하면 스티로폼 상자를 완전히 대체해 신선제품 포장 시장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태림그룹은 태림페이퍼(019300)와 태림포장을 통해 '골심지·원지생산-박스 재단·포장' 등의 수직계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태림포장은 골판지 원단·상자 부문 국내 시장점유율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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