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주 "현장은 나의 힘…걸림돌 직접 찾아 정책 간극 줄일 것"
[인터뷰]③오영주 중기 장관 "정책 대상 아우르도록 조직 조정"
젊은 층에 비하 받는 中企…이미지·인식 개선 나설 것"
- 강은성 기자, 김형준 기자,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강은성 김형준 유승관 기자 = ■ 대담=강은성 성장산업부장, 정리=김형준 기자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정책 설명에 막힘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중기부 장관 지명 이유로 '베트남 답변'이 거론됐을 정도다.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당시 대사로 재직하던 오 장관이 현지에 진출한 중소기업들에 대한 질문에 막힘없이 답변했다는 것이다.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집무실에서 만난 오 장관은 이러한 자신감의 원천으로 '현장'을 꼽았다. 그는 "외교부 근무 시절부터 가진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이 공직 생활 속에 체화돼 있다"고 했다.
오 장관의 현장 행보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1월 업무를 시작하고 지난달까지만 27회가 넘는 현장 소통을 진행했다.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그의 장관 직무를 압축하는 단어다.
오 장관은 현장에서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발굴·개선하고 현장과 정책 사이의 간극을 줄여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장-정책 간극 좁혀야…조직 기능 조정도 검토"
중기부는 올해 기준 14조 90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정책이 복잡하고 홍보가 부족해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원이 필요한 곳에 정책이 닿지 못하는 간극이 있는 것이다.
현장을 방문하며 이를 파악한 오 장관은 "재임 기간 현장과 정책의 간극을 좁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피부로 체감할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오 장관은 현장에서 청취한 건의사항에 대한 답변을 투명하게 전달하기 위해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담당 과장을 현장에 재파견해 처리 현황과 정책화 방향을 설명하도록 지시했다. 이달 말에는 정책 대상자들이 상시 확인할 수 있는 '우문현답' 게시판을 중기부 누리집에 오픈한다.
중기부의 경우 정책 대상이 다양해 종합적인 정책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최저임금, 글로벌화, 디지털화 등은 소상공인부터 벤처기업, 중소기업까지 모두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대상을 망라한 정책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오 장관은 "중소·창업벤처·소상공인을 아우르는 종합정책과 미래 전략 수립을 위해 (조직) 기능 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좋소'로 비하되는 中企…"긍정적 이미지 조성 나설 것"
중소기업에 대한 일부의 극단적인 비하나 부정적인 인식은 오 장관의 또 다른 걱정거리다. 일부 젊은 세대는 '취포생'(취업포기생)을 자처할지언정 '좋소'(중소기업을 비하하는 단어)는 가지 않겠다며 극단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이로 인해 중소기업은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오 장관은 "인력난은 대기업 대비 낮은 임금·복지 수준과 막연한 부정적 인식, 열악한 근무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며 "하지만 일부 극단적인 사례가 전체 중소기업의 이미지로 소비되는 것은 부적절하며 정부가 나서서 대국민 인식개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임금과 복지 수준이 우수한 모범기업을 발굴하고 주택 특별공급 등 근로환경 개선을 통해 긍정적 이미지를 조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는 "지금도 '참 괜찮은 중소기업'을 선정해 소개하고 있지만 조금 더 국민 친화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유튜브와 SNS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방 기업들의 인력난은 더욱 심각한 만큼 중기부는 지역 특성화고·대학과 연계해 지역 맞춤형 인력양성·공급 기반을 확충하고 있다. 학교에서부터 중소기업과의 연계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또 인도와 베트남 등에서 우수 소프트웨어 인력을 스타트업에 취업시키고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을 진행한 뒤 취업 매칭을 추진하는 등 인력난 해소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현장 규제 적극 개선…기업가형 소상공인 특별법 제정 추진"
오 장관은 취임 후 현장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 개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소상공인들의 경영 애로사항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미성년자에게 속아 술을 판매한 소상공인들이 신분증 확인 등 의무를 다했다면 행정처분을 면제하도록 한 조치다. 중기부는 지난달 해당 조치를 발표한 즉시 관계 기관과의 협의회를 열고 방안을 논의했다.
소상공인들의 터전인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지역상권법 개정도 꾸준히 추진할 방침이다. 개정안은 상권 발전 계획을 수립·시행하는 민간 전문법인인 '상권기획자'와 상권 구축·활성화에 투입되는 지역별 기금인 '상권발전기금'을 제도화하는 것이 골자다.
로컬 크리에이터와 같은 기업가형 소상공인의 성장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특별법에는 기업가형 소상공인의 정의부터 인증, 특화 제도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오 장관은 "(이외에도) 소상공인들의 지속 성장을 위한 입법과제를 추진하고 소상공인에게 부담이 되는 낡은 규정을 폭넓게 발굴·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오영주 장관 프로필
△1964년생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대학원 국제관계학 석사
△외무고시 22회
△외교부 2차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j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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