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수요예측 흥행한 SK매직…재무 개선 기대감 '솔솔'
1500억 모집에 1.2조 몰려…SK매직 "증액 검토"
'적자' 가전사업 일부 매각·렌털 수익으로 재무 개선 전망
- 이정후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SK매직이 1500억 원을 조달하는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조1900억 원을 모집하며 흥행했다. 렌털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견고한 가운데 적자를 기록하던 가전사업 일부를 매각하기로 하면서 재무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매직은 이달 22일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 900억 원의 2년물(제13-1회차)은 6120억 원, 모집액 600억 원의 3년물(제13-2회차)은 5780억 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예상보다 높은 수요에 따라 SK매직은 증액 발행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회사채 발행의 최대한도는 2년물·3년물 합산 3000억 원이다. 회사는 조달한 금액을 다음 달 8일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상환에 쓸 예정이다.
◇부채 비율 244.7%…경쟁사는 100% 미만
SK매직의 자금 조달은 흥행했지만 동종 업계 대비 높은 부채 비율은 개선 과제다.
SK매직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 비율은 244.7%, 차입금 의존도는 56.3%다. 총 차입금은 7798억 원, 1년 이내로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성차입금은 5547억 원이다.
SK매직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8376억 원, 영업이익 791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22.2% 감소, 25.2% 증가한 수치다.
SK매직의 부채 비율은 SK네트웍스가 전신인 동양매직을 2016년 인수하면서 증가했다. 2016년 169.5%였던 부채 비율은 △2017년 190.9% △2018년 216.6% △2019년 235.4% △2020년 245.9% △2021년 256.1%으로 점점 커졌다.
2022년 247.3%를 기록하며 감소세로 돌아서긴 했으나 이는 동종 업계 경쟁사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코웨이(021240)와 쿠쿠홈시스(284740)의 부채 비율은 각각 81.9%, 26.2%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는 렌털 사업 특성상 부채 비율이 높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판매 대금이 그대로 들어오는 일시불 방식과 달리 렌털 방식은 계약 기간에 따라 수년에 걸쳐 대금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SK매직 관계자는 "렌털업은 돈을 빌려서 하는 사업이라 부채 비율이 늘어날 수 있는 구조"라면서도 "경영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차근차근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적자 보던 '가전사업'…일부 매각해 재무 건전성 확보
SK매직은 가전사업 일부 매각을 추진하면서 재무 구조 개선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달 초 경동나비엔(009450)과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등 총 3개 품목의 영업권을 400억 원에 양수도하는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해당 3개 품목의 총 매출은 △2020년 1560억 원 △2021년 1578억 원 △2022년 1256억 원으로 전체 매출 중 10% 초반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양도 품목이 포함된 가전사업의 경우 2021년부터 매년 적자를 기록 중이다. 2021년 73억 원, 2022년 237억 원의 영업손실에 이어 지난해 9월 기준 172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SK매직은 적자 사업을 떼어내면서 발생한 매각대금으로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 렌털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재무 구조 개선에 이를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SK매직의 렌털 사업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누적 확보한 261만 계정의 현금 창출력과 지난해 9월 말 기준 7651억 원의 매출 채권을 고려하면 재무 구조는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측은 "향후 예상되는 렌털료 유입이 신규 계정 수 확보를 위한 렌털자산 투자 소요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회사의 중장기 현금 흐름은 점진적인 개선세를 보일 전망이다"고 평가했다.
한편 SK매직은 말레이시아 중심의 해외 렌털 사업을 2025년부터 미국과 동남아시아로 넓힐 계획이다. 생산 기지도 국내에서 인도로 확대한다.
또 올해부터 인공지능(AI) 기반의 △펫 △실버케어 △헬스케어 사업을 새로 추진한다. 해당 부문의 신규 제품은 다음 달 처음 출시할 예정이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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