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악화에 적자낸 '깨끗한나라'…올해는 깨끗해지려나[실적why]

매출 역성장에 적자전환까지…'글로벌 출혈경쟁 탓'
'오너 3세' 최현수 대표 취임후에도 실적 턴어라운드 요원

깨끗한나라 밀롤창고 내부 전경 (깨끗한나라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깨끗한나라(004540)가 주력사업 백판지 부문 업황 악화와 공급경쟁 심화, 원자재비 상승 등의 이유로 4년 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도 역성장했다. '3세' 최현수 대표가 취임한 지도 5년째지만 실적 반등은 아직 요원하기만 하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깨끗한나라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189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2022년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38억 원이었다.

2021년·2022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75%와 71% 감소한 데 이어 3년 연속 실적이 쪼그라들었다.

같은기간 당기순손실은 309억 원으로 적자가 더 늘었다.

이 회사는 2020년만 해도 383억 원의 연간 순이익을 냈지만, 2021년 84억 원으로 78% 급감하며 5분의1 토막이 났다. 2022년엔 당기순손실 29억 원을 기록, 적자로 돌아섰고 아직 회복을 하지 못하는 중이다.

2022년에 반짝 회복했던 매출 역시 2023년엔 514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 감소했다.

지속적인 실적악화 요인은 생리대 등 생활용품 부문의 부침과 함께 회사 주력사업인 글로벌 백판지(PS사업부문) 수요가 급감한 탓으로 풀이된다.

깨끗한나라는 PS(Paper Solution) 사업부문과 HL(Home&Life) 사업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제지사업은 산업용 포장재인 백판지를, 생활용품 사업은 △두루마리 화장지 △위생용 화장지 △기저귀 △생리대 △물티슈 △마스크 △손소독제 등을 생산·판매한다.

PS사업부문 매출은 2022년 3분기 누적기준 2565억원(제품+상품)에서 지난해 1834억 원을 기록, 직전 실적보다 28.52% 급감했다. 전체 매출에서 PS 매출 비중도 54.1%에서 47.5%로 6.6%p(퍼센트 포인트) 감소했다.

HL사업부문 매출 비중은 39.9%에서 50.3%로 10.4%p 늘었지만 매출액은 1938억 원으로 전년동기 1890억 원으로 대비 2.5% 늘어나는데 그쳤다.

백판지 부문은 국내 업체 간 공급 과잉을 떠나 중국·말레이시아 업체들이 최근 생산 설비를 과하게 증설한 탓에 '출혈경쟁' 탓으로 보인다.

최근 3년간 중국 제지기업뿐 아니라 동남아시아(말레이시아) 기업들이 백판지 생산을 크게 늘리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가격인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신용평가기관 한국기업평가는 올해도 백판지 판가 정상화를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사회적 친환경 요구에 따른 대규모 설비 투자(2024년~2025년 700억 원 규모 소각로 투자 등)로 실적 및 재무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현수 깨끗한나라 대표이사 사장ⓒ News1

계속되는 실적 부진에 경영 일선에 나선지 5년 차가 되는 '오너가 3세' 최현수 대표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1979년생인 최 사장은 최병민 깨끗한나라 회장의 장녀이자 최화식 대한펄프공업 창업주의 손녀다. 2006년 깨끗한나라 마케팅부에 입사해 경영기획실장, 생활용품사업부장 등을 거쳐 2020년 3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최병민 회장이 일단은 큰 딸에게 회사 경영을 맡겼지만, 최종적으로는 아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적 반등이 요원한 이상 이같은 관측은 갈수록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실제 깨끗한나라는 지난 2022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최병민 회장의 장남이자 최 사장의 동생인 최정규 기타비상무이사를 사내 등기임원으로 선임했는데, 회사 내외부에선 최 이사를 경영 전면에 내세우기 위한 밑작업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최 이사는 1991년 6월생으로 올해 만 33세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