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저가에 어닝쇼크까지'…지누스 '주가부양 총력전' 배경은(종합)

매출액 17.8% 줄며 '역성장'…"북미 매출 40% 급감 탓"
상장·인수이래 신저가 수준…'발등의 불'에 자사주 매입·소각 카드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지누스(013890)가 강력한 주가 부양책인 '자사주 매입 후 소각' 카드를 꺼낸 것을 두고 배경엔 현대백화점(069960)그룹이 인수한 2022년 이후로도 계속 내려간 주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9년말 코스피 상장 당시 1주당 8만원에 달한 지누스 주가는 현재(6일 기준) 1만4850원에 그쳐 '5분의1토막'(-81.43%)이 난 상태다. 그 사이 3차례 무상증자로 권리락이 발생해 주가가 하락한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최근의 하락폭은 크다.

특히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누스를 인수한 이후(2022년 3월) 하락폭이 가파르다. 인수 당시 지누스의 주가는 6만원대였지만 이후로 우하향하면서 최근엔 상장 이후 최저가인 1만3000원대까지 추락했다. 현대백화점 그룹 인수 당시와 비교하면 '4분의1토막'(-75.25%)이 났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누스는 다음달 29일까지 자기 주식 23만7972주를 장내 매수한 후 기존 취득한 자기 주식 23만7972주를 포함한 총 47만5944주(약 122억1391만원 규모)를 4월 내로 소각한다.

이는 총 발행 주식 수의 약 2.3%에 해당하는 규모다.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은 강력한 주가 부양책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유통 주식 수를 줄이면 기존 주식 가치는 상승한다.

지누스는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업계는 최저 수준으로 주가가 떨어진 상황에서 시장 기대치를 30% 이상 하회하는 '어닝쇼크'까지 기록하면서 막다른 골목에서의 방책일 수 있다고 본다.

현재보다 주가가 더 하락하면 기존 주주들의 원성을 이겨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누스 '시그니처H' 이미지(현대백화점그룹 지누스 제공)

지누스는 지난해 경영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83억4204만원으로 전년(655억6050만원)대비 72.0%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522억8293억원으로 전년(1조1596억566만원) 대비 17.8%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52억9718만원으로 전년(293억7213만원) 대비 81.9% 감소했다.

증권가의 시장평균예상치(컨센서스)는 그간의 부진을 고려해도 연간 영업이익 260억원, 당기순이익은 390억원이었다. 하지만 실제 실적 집계 결과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30% 가량, 순이익은 77% 가량을 크게 하회했다.

이날 지누스는 실적 리스크를 해소했다는 안도감이 유입되며 전일대비 220원(1.5%) 상승한 1만485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여전히 상장이래 '최저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누스는 부진한 실적에 대해 미국과 글로벌 시장에서 침대 프레임 등 가구 제품군 매출이 40%나 급감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기가 침체에 빠지자 '범현대' 유통망 인프라(백화점·아웃렛 등)를 활용해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해말 부동산 경기의 급격한 악화에 국내 매출 목표 달성에도 악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4분기 들어 특례보금자리론 중단 등 여파로 지난해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는 3400건(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으로 줄었고 10월 2000건대인 2337건으로 크게 줄며 빠르게 얼어붙었다. 지난해 11월·12월엔 1843건·1822건으로 같은해 1000건대로 더 내려앉았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