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업황부진에 KCC 수익성 '뚝'…올해 변곡점될까?[실적why]

실리콘 원재룟값 'UP' 중간재 가격 'DOWN' 맞물려 직격탄
올해 5월 IPO·잔여지분 매입 예정…실질적 시너지 효과 기대

KCC 본사 전경. 출처(KCC 홈페이지) ⓒ News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KCC(002380)가 장기화한 글로벌 경기침체와 유기실리콘 업황 악화에 부진한 성적표를 받게 됐다.

2022년(모멘티브 인수 3년차)엔 실리콘 사업부문 덕에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지만, 지난해 기저효과로 돌아왔다. 올해는 5월 예정된 모멘티브 잔여 지분(20%) 매입을 계기로 실질적인 인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점쳐진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CC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210억원 안팎으로 전년동기(4676억6153억원) 대비 약 3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연결 매출액은 6조2616억원으로 전년동기(6조7748억원) 대비 7.7% 역성장을 내다봤다.

KCC는 현재 △실리콘 △건자재 △도료(페인트) 등 3개 사업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2019년 5월 미국 실리콘기업 모멘티브머티리얼스를 인수하면서 실리콘 사업이 주력사업이 됐다. 세계 2위 실리콘 기업이기도 하다.

인수전 실리콘 사업 매출 비중은 전체의 10%대였지만 현재는 약 60%를 차치한다. 주력 분야는 유기 실리콘으로 △생활용품 △자동차 △배터리 △선박 △건설 △고령자 전용 의료기기 △화장품 등 다방면 산업의 소재로 쓰인다.

실리콘 사업 특징은 원재료인 메탈실리콘·메탄올과 중간재 제품인 유기실리콘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성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글로벌 공급망에 균열이 생기면서 원재료인 메탈실리콘 가격이 치솟은 반면, 중간재인 유기실리콘 가격은 주요 수요처인 중국의 경기둔화 영향으로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한 탓이다.

증권가 일각에선 중국 정부가 내수 부양 정책을 실시함에 따라 유기실리콘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중국 경기침체(부동산 시장 위기 지속 등)는 올해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KCC가 신규 개발한 화장품용 실리콘 제품들ⓒ 뉴스1

증권업계는 올해 상반기엔 KCC 실리콘 부문이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전망한다.

2019년 모멘티브 인수 당시 계약에 따라 기업공개(IPO)를 하거나 잔여 지분 20%을 IRR 5%(약 4050억원)로 매입하는 기한이 올해 5월이라는 이유에서다.

IPO·지분 매입 등을 통해 KCC가 모멘티브 지분 100%를 확보하게 되면 국내 KCC 실리콘 부문 간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으로 증권업계는 분석했다.

KCC는 미국 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해외 증권사들을 주간사로 선정한 상태로 전해졌다.

증권사 관계자는 "20% 인수 후 실질적으로 LP(출자자)에서 100% 최대 주주가 됨에 따라 모멘티브와 KCC 실리콘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단기적으로는 자산상각·구조조정 등으로 일부 손실이 증가할 수 있지만 운영 효율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긍정적인 효과를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멘티브 잔여지분 인수 자금은 보유중인 처분가능 주식(삼성물산·한국조선해양·현대코퍼레이션·HDC현대산업개발·HL홀딩스 등)을 상당부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KCC 시가총액과 맞먹는 약 2조4500억원(1월 25일 종가·9월말 지분율 기준)의 처분가능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추가적인 차입 없이 자산효율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KCC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7배로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평균 0.9배보다 현저히 낮다. 코스피 평균 0.9배도 미국 4.6배(상장주 평균), 일본 JPX 닛케이255지수(1.4배)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정부는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독려·지원하기 위해 일본의 증시 부양책을 벤치마킹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운용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엔 ‘상장사 업종별 PBR 비교 공시’ ‘기업가치 제고 방안 발표 권고’ 등이 담겼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