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대행사에도 자체배달 서비스 '배민1' 맡긴다

배달의민족 "바로고·부릉과 위탁 업무 검토 중"
라이더 부족한 현상 심화에, 3PL 모델 속속 도입

서울 강남구 논현동 배달의민족 자회사 '딜리버리N' 앞에 오토바이들이 주차되어 있다./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배달의민족이 자체 배달 서비스인 '배민1'을 배달 대행업체도 수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편한다. 라이더 부족 문제가 업계 전반적인 화두로 떠오르면서 배달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대책으로 풀이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배달 중개 프로그램 제작사 바로고, 부릉과 협의를 진행했다. 배달 대행사 소속 라이더들이 '배민1' 배달을 수행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논의는 상당 부분 진척된 것으로 보인다.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배달의민족 공지사항에 관련 내용을 게재하면서 바로고와 부릉을 이달 23일부터 개인정보 처리 수탁자로 추가한다고 밝혔다.

공지사항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생각대로' 운영사 로지올도 우아한형제들과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 측은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우아한형제들이 운영 중인 '배민1'은 배달의민족 라이더 애플리케이션(앱)인 '배민커넥트'를 통해서만 수행할 수 있다.

관련 논의가 고도화되면 배민커넥트의 API가 바로고와 부릉의 자체 기사 앱에 연동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바로고나 부릉 소속 기사들도 자사 앱을 통해 '배민1' 호출을 받을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이 배달 대행업체와 손을 잡게 된 배경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라이더 부족 문제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배달 업계에서는 이미 자체 배달의 활성화를 위해 배달 대행업체와 협력하는 이른바 '3PL'(제3자 물류) 모델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실례로 요기요는 지난해 '요기배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부릉·로지올(생각대로 운영사)·바로고와 협약을 맺었다. 당시 요기요는 "요기요 라이더가 없는 지역을 중심으로 요기배달 대행을 맡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달의민족 라이더의 감소는 배민커넥트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감소로도 간접 확인할 수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된 2022년 3월 배민커넥트 MAU는 32만4834명으로 최근 3년간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11월에는 21만1688명까지 감소했다. 배달이 증가하는 연말 효과로 인해 지난해 12월 MAU가 25만8701명까지 늘어났으나 최고점을 찍었을 때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해당 수치가 실제 활동하는 라이더의 규모를 완벽하게 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감소 추이를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배달 대행 업체와의 협력에 대해 우아한형제들 측은 "배달 서비스를 지속 고도화하는 차원에서 위탁 업무도 포함해서 검토 중"이라며 "배달품질 개선 및 안정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