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6개 중기부 정책에 참여한 '이 청년들'…"현장에 답있었죠"
정부 정책에 청년 의견 전달…제도 개선 성과도
청년보좌역 2人 "중소기업·스타트업 돕고 싶어"
- 이정후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는 청년과 관련이 많은 부처입니다. 2030 자문단과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년에만 16개 정책 개선에 목소리를 냈죠."
11일 중소벤처기업부 세종 청사에서 만난 이석호(만 26세) 중소벤처기업부 청년보좌역에게 지난 1년간의 성과를 묻자 자신 있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2022년 11월 '정부 부처 1호' 청년보좌역으로 중기부에 선발되면서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 활동을 해왔다. 지난해 24개 정부 기관으로 확대 모집한 청년보좌역에 재지원하면서 최근 임기를 다시 시작했다.
올해는 새로 합류한 이화령(만 34세) 청년보좌역도 중기부의 젊은 정책에 힘을 보탠다. 그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서 1년간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기업의 세제 정책을 경험한 '맞춤 인재'다.
두 명의 청년보좌역은 청년의 시각을 담은 정책 마련에 힘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임기가 끝나는 올해 말까지 오영주 신임 장관 옆에서 중기부와 청년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청년보좌역은 정부 정책 수립과 시행 과정에서 청년 세대의 의견을 장관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정부와 청년 사이의 소통 업무가 핵심인 셈이다. 이 밖에도 20명의 청년이 참여하는 '2030자문단' 단장, 부처 내 실·국과 정책 논의, 장관의 관련 행사 참석 시 보좌 역할을 맡는다.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석호 청년보좌역은 대학생 시절 창업을 경험한 청년 창업가 출신이다. 당시 창업진흥원의 도움을 받으면서 정부 정책에 관심이 생겼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중기부 청년보좌역에 지원했다.
그는 1년 간의 청년보좌역 활동을 '도전의 연속'이라고 표현했다.
"정부 1호 청년보좌역이었기에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장관께 청년들의 애로사항을 요약해 보고하는 것, 청년들에게 정부의 정책을 홍보하는 것,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정책 개선안을 만드는 등 모든 게 처음이었기에 '도전' 그 자체였던 것 같습니다."
그는 지난 1년간 중소기업·소상공인·청년을 만나기 위해 숱한 현장을 다녔다고 했다. 그동안 현장을 방문한 횟수만 100회가 넘는다. 중기부 청년보좌역에 다시 지원한 이유도 "수많은 현장을 다니면서 들었던 고충을 해결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토대로 내부 논의도 하고 개선안도 만들고 있는데 청년보좌역을 그만두면 연속성이 끊길 것 같았습니다. 그분들은 저를 믿고 이야기를 해줬는데 실망감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열심히 현장을 다닌 성과는 실제 정책 개선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예비창업패키지 사업 중 전담 멘토 제도에 대한 건의사항을 접수하고 이를 반영한 것. 그는 "현장에서 답을 찾았던 그야말로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의 사례였다"고 말했다.
올해 새로 선발된 이화령 청년보좌역은 이달 2일부터 출근을 시작한 신입사원이다. 아직은 중기부의 다양한 정책을 살펴보고 관련 법을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회계학을 전공한 그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서 정책 연구를 하면서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중요성과 정책 지원의 필요성을 체감했다고 한다. 기업 환경을 공부하며 고민했던 배경은 중기부 청년보좌역에 지원한 계기가 됐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기업의 99%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가 경제 발전과 혁신의 중심에 있는데 이들이 직면한 다양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동안 쌓아 온 경제 지식과 분석 능력을 활용해 중소기업을 돕고 싶습니다."
그는 연구원 활동을 하면서 쌓았던 기업 세제 지식을 중심으로 청년의 시각이 담긴 정책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중기부 업무 중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은 분야는 '벤처 투자'를 꼽았다.
이화령 청년보좌역은 "기업의 많은 어려움은 자금 확보에서 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벤처 투자에 관심이 있다"며 "해외 투자자와 국내 청년 벤처기업 간의 교류의 장을 만들 방법에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두 사람이지만 '청년 중심'이라는 올해 다짐은 같았다. 많은 청년을 만나면서 현장의 의견을 듣고 관련 내용을 중기부에 전달해 정책 변화까지 이뤄내겠다는 게 주요 목표다.
이석호 청년보좌역은 올해 더욱 실효성 있는 정책 제안을 해보고 싶다는 개인적인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일이 손에 익으면서 한층 더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그가 올해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서 추진하고 싶은 정책 키워드는 '지방' '대학발 창업' '규제 타파' '글로벌'이다.
그는 "지방 곳곳에 있는 대학교의 인프라를 활용해 대학생들이 창업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소상공인이나 스타트업도 규제로 인해 사업 진행이 안 될 때가 많은데 관련 이야기를 듣고 장관님께 건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화령 청년보좌역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아직 고민하는 단계"라면서도 "청년들이 중기부 정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홍보를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목표를 밝혔다.
취임 이후 연일 현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오영주 장관과는 가벼운 인사만 나누면서 아직 '1호 지시'는 받지 않았다. 하지만 두 청년보좌역은 오영주 장관 옆에서 청년의 목소리를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욕을 드러냈다. 특히 '글로벌'에 방점을 두고 있는 장관의 정책 방향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돕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새로운 수출국을 개척하는 데 있어서 청년들과 무언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장관님께서 어떠한 정책을 계획하시고 결정하실 때 참고할 수 있도록 청년들의 의견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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