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외창천 리빙]<中>소형가전·안마의자 올해 전략은 '작고 예쁘게'

'나홀로 가구' 비중 33.4%…김치냉장고·음쓰처리기도 '1인용'
투박한 안마의자 옛말…가성비·디자인으로 1인 가구 공략

편집자주 ...운외창천(雲外蒼天). 중소기업계가 올해 예상되는 경영환경을 잘 표현했다고 꼽은 사자성어다. '어두운 구름 밖으로 나오면 맑고 푸르른 하늘이 나타난다'는 의미다. 부동산(주택) 경기 침체 장기화에 부침을 겪는 소형가전·안마의자 업계의 바람과도 맞닿았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렌털·소형가전·안마의자 업계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사이즈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미니멀리즘' 전략을 올해 지속할 전망이다. 꾸준히 늘고 있는 '나홀로 가구' 소비자들이 작고 예쁜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을 찾고 있어서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인구 대비 1인 가구 비중은 2019년 30.2%로 처음 30%를 넘어선 데 이어 △2020년 31.7% △2021년 33.4% △2022년 34.5%로 매년 늘었다. 올해는 35% 를 넘어섰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3가구 중 1가구는 '1인 가구'인 셈이다.

연령대별 조사에서 '20~29세' 1인 가구 수는 2020년 121만7000가구에서 2025년 127만9000가구로, '30~39세' 1인 가구 수는 108만9000가구에서 131만3000가구로 각각 6만2000가구와 224만 가구가 증가할 전망이다. 1인 가구 증가는 최근 30대 혼인율이 역대 최저를 매년 경신하며 급격히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들 1인 가구는 높은 연봉을 받으며 육아로부터도 자유로워 경제적인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과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살기 팍팍해 '짠테크'(짠돌이+재테크)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양상이다.

락앤락 미니 김치냉장고(락앤락 제공)

렌털·소형 업계는 1인 가구 수요를 잡기 위해 기존 가족이 많을 때 유용하던 제품을 더 작게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1인 가구 전용으로 출시한 김치냉장고부터 음식물쓰레기 냉장고부터 1인용 인덕션, 전기가 필요 없는 정수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일례로 락앤락(115390)은 최근 1~2인 가구를 타깃으로 '미니 김치냉장고'를 선보였다. 미니 김치냉장고는 32L 용량으로 주방·거실·다용도실 등이 좁더라도 비치할 수 있다.

일반적인 김치냉장고(2인~4인 기준) 용량은 330~500L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미니 김치 냉장고 사이즈는 10분의 1 수준이지만 김치 보관 기능은 그대로 살렸다.

쿠쿠홈시스(284740)의 1인 가구용 '인스퓨어 필터정수기'는 전기를 쓰지 않으면서 물을 담아 놓으면 필터로 정수하는 제품이다. 필터 1개로 최대 500L 정수할 수 있어 생수 구매 비용을 아낄 수 있다.

SK매직 '에코미니 정수기 그린 41'은 전기 콘센트를 필요로 하지 않고 폭은 9.4㎝로 물컵 하나 지름 정도로 얇아 자투리 공간에 설치할 수 있다.

코웨이 비렉스 페블체어(샌드베이지·테라코타 핑크·헤이지 블루) 이미지

안마의자 업계는 고가의 대형 제품에서 벗어나 1인 가구가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사이즈를 줄이고 가격대를 낮추고 있다.

바디프랜드는 최근 고유의 '로보워킹 테크놀로지' 기술을 적용하면서도 콤팩트한 사이즈로 '팔콘' 제품을 선보였다.

코웨이는(021240)는 1~2인 가구를 겨냥한 미니 안마의자 2종을 출시에 힘입어 지난해 안마의자 판매량이 전년대비 약 2배 증가했다. 트렌디한 디자인의 가구형 안마의자 '비렉스(BEREX) 페블체어는 사이즈를 줄이고 주변 가구들과 통일감을 주는 패브릭 소재를 적용했다.

안마의자 업계에서는 리퍼비시 제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리퍼비시는 구매자가 단순 변심으로 반품한 제품이나 고장 또는 흠집으로 회수한 제품을 수리해 재조립한 제품이다. 신제품과 성능 차이는 없지만 정가 대비 약 35% 저렴해 소비자들 사이에 합리적인 소비를 위한 하나의 선택지로 떠올랐다.

결혼 대신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이들을 위한 '펫팸(Pet+Family)족' 전용 제품도 인기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지난해 조사(2022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에서 반려동물 직접 양육 가구 수와 양육인구는 각각 602만 가구와 1300만명으로 추정돼 4가구 중 1가구(25.4%)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실내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디자인을 적용한 안마의자와 소파가 MZ세대 지갑을 열고 있다"며 "79.34㎡(24평형) 아파트에 거주하는 소비자들도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제품군을 꾸준히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