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외창천 리빙]<上>가구·인테리어업계 올해 전략은 '되면 한다'

부동산 침체 장기화에 불확실성 증가…'수익성 개선'에 집중
1~2인 가구 공략·사업 개편·글로벌 진출 등 활로 모색

편집자주 ...운외창천(雲外蒼天). 중소기업계가 올해 예상되는 경영환경을 잘 표현했다고 꼽은 사자성어다. '어두운 구름 밖으로 나오면 맑고 푸르른 하늘이 나타난다'는 의미다. 부동산(주택) 경기 침체 장기화에 부침을 겪는 소형가전·안마의자 업계의 바람과도 맞닿았다.

서울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2023.12.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리빙 업계는 새해인 2024년에도 불확실성을 헤쳐 나가는 항해를 지속할 전망이다. 근본적 원인이 외부에 있다 보니 자체적으로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특단을 내놓기 쉽지 않다.

2일 국토교통부의 '2023년 1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1~11월 누계 전국 주택 인허가는 29만4471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36.9%, 서울 주택 인허가는 누적 2만2786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41.2% 각각 감소했다.

11월 누계 전국 및 서울 착공 실적도 14만1595가구와 2만268가구로 전년 동기간 대비 각각 52.4%와 65.8% 급감했다. 11월 누적 준공은 28만2975가구로 전년 동기간 대비 21.6% 줄었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는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 달리 4분기 들어 다시 얼어붙었다. 여기에 고금리 기조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경색으로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중소형 건설사들의 줄도산 우려까지 나온다.

올해 부동산 시장을 두고도 일각에선 상저하고 전망이 나오지만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안심하기 쉽지않다.

경기도 고양 한샘디자인파크 고양스타필드점 모습. (한샘 제공) 2023.4.25/뉴스1

한샘(009240), 현대리바트(079430), LX하우시스(108670), 퍼시스 등 주요 가구·인테리어 업체들은 새해에도 △비용절감(컨설팅·광고·판관비 등) △저수익 사업 재편 △원가효율성 관리 △B2B 사업 강화 △소형화·프리미엄화 등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샘은 공급망 혁신을 통한 원가율 개선과 수익성 중심 사업구조 고도화 등에 초점을 맞춰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사업을 선택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원·부자재를 블록딜 형태로 대량구매 후 재판매하는 자재판매 사업도 규모를 늘리고 있다.

장기적 관점의 올해 핵심 전략은 △수익성 개선 없는 맹목적 매출 성장 지양 △매출 성장 배제한 단기 비용 절감 △원가 효율성 개선 등이다.

현대리바트의 오피스 공간 컨설팅 서비스 ‘오피스 테일러’를 통해 시공한 서울 성동구의 물류 기업 라운지 모습(현대리바트 제공)

현대리바트는 경기 침체 속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기록한 오피스 가구 부문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 회사 오피스 가구 부문 매출은 2022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1248억원)한 데 이어 지난해 월평균 20%수준으로 성장했다.

사무용 가구 전문 퍼시스도 '백투 오피스' 바람을 타고 선방하고 있다.

현대리바트와 퍼시스는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수평적 조직문화가 확산하는 오피스 트렌드 변화를 공략한 점이 주효했다고 봤다. '쾌적한 사무환경 제공이 임직원 복지'라는 인식이 점점 확산함에 따라 다채로운 색상과 디자인의 소파 테이블 등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현대L&C 오피모 컬렉션 파타고니아(Patagonia)(현대L&C 제공)

국내 건자재 업계는 점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경기 침체·고금리·고물가·원자재 가격 상승 등 경영악화 요인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판단되자 해외에서 활로를 찾는 모습이다.

현대L&C와 LX하우시스 등은 특히 북미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북미 매출 성장을 견인하는 '효자 제품'은 엔지니어드스톤과 고급 인조대리석으로 해당 제품군은 북미 수요가 글로벌의 약 70%를 차지한다.

현대리바트는 건설사들의 해외 사업 현장에 필요한 현지 임시 숙소와 오피스 등을 건설하는 해외 가설 공사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KCC(002380)는 올해 10월 미국 텍사스 댈러스에 '미국 리피니시 컬러센터'를 설립했다. 미국 리피니쉬 컬러센터는 KCC가 해외에 설립한 첫 번째 컬러센터로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리피니쉬 시장 전초기지로 활용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라며 "고부가가치 산업 투자, 사업 다각화, 현지 공장 설립, 현지화 전략 강화 등으로 각자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고부가 제품 매출 확대, 원가 절감 지속 추진 등 수익성 개선 집중 전략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