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한기에 더 바쁜 대동, 수출 판로 확대·로봇 개발 '잰걸음'
올해 단일 공급계약 체결 공시 3건…약 4920억원 규모
해외 사업 임원 선임해 시장 다각화…로봇 개발 가속화
- 이정후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농기계 업계 성수기인 농번기가 끝나고 농한기에 접어들었지만 대동(000490)은 어느때보다 분주하다. 미래 사업을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신시장에서의 계약을 이끌어내는 등 내년 '사업 풍작'을 위해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대동은 최근 수출 계약을 연이어 이뤄냈다. 10월 두산밥캣 북미법인과 730억원 규모의 디젤 엔진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12월에는 튀르키예 아랄그룹과 3500억원 규모의 트랙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튀르키예의 경우 인도, 북미, 중국에 이어 트랙터 단일 시장으로는 세계 4위에 달해 향후 중동과 아프리카 시장으로의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전망이다.
최근 5년 간 대동이 공시한 '단일판매·공급계약체결' 건으로 확장해 보면 올해 성과는 더욱 두드러진다.
대동은 올해 총 3건(약 4920억원)의 '단일판매·공급계약체결'을 공시했는데 지난해 12월 1280억원 규모의 건설장비 공급계약 1건, 2019년 총 3385억원 규모의 공급계약 2건과 비교하면 호성적을 기록한 셈이다.
예년과 달리 이례적으로 많았던 대동의 공급계약 배경에는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기울인 노력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대동은 지난해 전체 매출 중 68.5%가 해외에서 발생했다. 이 중 북미 매출 비중은 약 83%에 이를 정도로 시장 의존도가 높았다.
대동은 한 곳으로 쏠린 주력 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해 고심했고 유럽을 '제2의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외부 인재를 영입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해 11월 강덕웅 글로벌사업본부장(상무)을 영입해 해외사업 재편의 기틀을 다졌고 이어 12월 강승구 유럽법인장(상무), 올해 9월에는 이상섭 유럽사업본부장(상무)를 영입하며 유럽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10월에는 네덜란드에서 '2023년 카이오티 유럽 총판 대회'를 열고 중소형 트랙터에서 중대형 트랙터(61마력 이상)로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올해 약 730억원의 유럽 매출을 2024년 1400억원, 2028년 5000억원까지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트랙터를 필두로 하는 대동의 대표 상품 라인업도 로봇과 모빌리티 등으로 다변화할 계획이다. 대동은 올해 1월 한국로봇융합연구원과 함께 '로보틱스센터'를 개소하고 로봇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최근에는 포스코와 제철소 내 낙광을 수거하고 작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특수환경 임무수행 로봇'의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9월 기술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이어 실제 공급계약까지 이끌어냈다.
대동과 포스코는 도출된 제품 콘셉트를 기반으로 내년 7월까지 원격조종이 가능한 로봇을 현장 실증 목적으로 제작해 포스코 제철소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후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2025년까지 사람의 조작이 최소화된 자율작업 임무 로봇을 개발한다.
로봇 사업 진출을 선언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공급계약까지 체결한 것은 상당히 빠른 속도라는 평가다. 이는 계열사인 대동기어에서 생산하고 있는 소형건설장비가 로봇 사업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대동기어에서 장비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어 로봇 기술 개발이 완료될 경우 즉각 생산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대동은 최근 로봇 사업 속도를 올리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고 상품기획부문 산하에 로봇사업기획본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내년 초에는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로봇모어'를 유럽과 호주에 출시해 본격적인 보급에 나선다.
대동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해외 사업 부문의 임원급 인력을 보강했다"며 "해당 투자들이 하나씩 결실을 맺어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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