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대리석 인기 좋네"…끝모를 부동산침체에 해외로 눈 돌린 건자재
'수출효자' 엔지니어드스톤…프리미엄 제품으로 수익성 높아
KCC, 美 텍사스에 '컬러센터' 설립…"현지화 전략 강화로 활로 모색"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국내 건자재 업계가 점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부동산(주택) 경기 침체·고금리·고물가·원자재 가격 상승 등 경영악화 요인이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판단되자 해외에서 활로를 찾는 모습이다.
24일 국토교통부 '10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1~10월 누계 전국 주택 인허가는 27만3918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36.0% 감소했다. 누계 착공 실적은 14만1595가구로 57.2% 감소했다.
특히 올해 부동산 경기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 달리 10월 주택 인허가 물량(1만8047가구)은 전월대비 반토막(58.1% 감소) 나며 다시 얼어붙었다.
여기에 고금리 기조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경색으로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중소형 건설사들의 줄도산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건자재 기업들은 해외시장 개척·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판단하고 북미 시장을 적극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북미 매출 성장을 견인하는 '효자 제품'은 엔지니어드 스톤이 꼽힌다. 엔지니어드스톤과 고급 인조대리석 시장은 북미 수요가 글로벌의 약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지니어드 스톤은 파쇄한 돌과 접착제를 결합해 단단하고 매끄러운 표면을 형성하는 복합 재료로 △엔지니어드 석영(SiO2) △포리머 콘크리트 △엔지니어드 대리석 등을 포함한다. 주로 주방·식탁 상판과 벽면재·바닥재 등으로 쓰인다.
현대백화점(069960)그룹의 건자재 계열사 현대L&C는 프리미엄 엔지니어드 스톤 '칸스톤'과 메틸메타아크릴(MMA) 인조대리석 '하넥스'를 북미 시장에 출시하고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현대L&C는 지난해 칸스톤 생산을 담당하는 '세종 사업장 제2 생산라인'을 증축했다. 최고급 천연석인 규암의 적층 무늬를 구현하는 최신 설비 '크레오스'를 도입하고 프리미엄급 칸스톤 '오피모 컬렉션'을 북미에 수출하고 있다.
하넥스 경우 2019년 미국 텍사스주 현지에 하넥스 공장을 설립하고 현재 연간 30만장을 생산하고 있다. 향후 인테리어용 외장용 필름도 북미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L&C의 해외 매출(수출 포함) 비중은 △2020년 34% △2021년 38% △지난해 40%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 현대L&C 관계자는 "북미를 시작으로 엔지니어드 스톤 분야 글로벌 대표 기업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X하우시스(108670)도 북미 인조대리석·엔지니어드 스톤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최근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 지역에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시장을 겨냥한 엔지니어드 스톤 전문 전시장 '비아테라 쇼룸'을 새롭게 열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직접 주방 상판에 쓰이는 엔지니어드 스톤 제품들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리바트(079430)는 건설사들의 해외 사업 현장에 필요한 현지 임시 숙소와 오피스 등을 건설하는 해외 가설 공사 수주를 확대하며 수익성 회복에 힘쓰고 있다. 이 기업 해외 가설공사 부문은 주요 고객사인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삼성물산 해외 프로젝트에 동반 진출하는 구조다.
KCC(002380)는 올해 10월 미국 텍사스 댈러스에 '미국 리피니시 컬러센터'를 설립했다. 미국 리피니쉬 컬러센터는 KCC가 해외에 설립한 첫 번째 컬러센터로 미국 전역과 남아메리카, 캐나다 등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리피니쉬 시장 전초기지로 활용할 예정이다.
컬러센터에 전문 조색사를 배치해 현장 조색 시스템인 MM(Mix&Match)을 시장에 알리고 수시로 도장 시연·세미나 등을 개최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예정이다.
KCC는 동남아 시장 공략도 나선다. 지난달 말레이시아 현지 법인(KCM)의 주요 파트너 27개사(70여명)을 본사로 초청해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워크숍을 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라며 "고부가가치 산업 투자, 사업다각화, 현지 공장 설립, 현지화 전략 강화 등으로 각자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ideaed@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