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배달 콜이 더 버네"…다시 뜨는 묶음배달, 지는 단건배달

'집콕특수' 휩쓸었던 단건배달, 플랫폼사 수익성은 '독 든 성배'
연구팀 "라이더도 한집·알뜰 병행하면 월수입 5.1% 더 높아"

배달 라이더들이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배달 플랫폼 전성기를 이끈 프리미엄 배달서비스 '단건 배달'이 배달수요·라이더 감소와 물가·인건비 상승 등 암초에 부딪히면서 묶음배달로 전환하는 분위기다.

이런 흐름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쿠팡이츠의 단건 배달(당시 치타배달)에 맞불을 놓기 위해 '배민1'을 도입했으나 최근 묶음배달(알뜰배달) 확대를 통한 운영 효율화에 나선 상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한집배달'과 '알뜰배달'의 사업자 이용 요금제를 하나로 통합하는 '배민1플러스'를 내년 1월17일 출시한다. 배민1플러스는 한집·알뜰 별도 운영하던 요금제를 알뜰배달 방식으로 일원화한다.

현재 알뜰배달을 이용하는 사업자는 주문 건당 중개이용료 6.8%에 2500~3300원(부가세 별도)의 배달 팁을 더한 이용료를 지불하고 있다. 업주 부담 배달비와 고객 배달 팁은 △주문금액 △배달거리 △기상상황 △시간대별 수요 △지역별로 우아한형제들이 설정한다.

반면 '배민1 한집배달 기본형'은 주문 건당 중개이용료 6.8%에 업주가 총 6000원(부가세 별도)의 배달비 내로 소비자 부담 배달 팁을 직접 설정하고 있다.

업주는 내년 1월17일부터 배민1플러스 하나만 가입해도 소비자 대상 한집·알뜰배달을 모두 제공할 수 있다. 배민1플러스 요금은 소비자의 선택(알뜰 혹은 한집)과 관계없이 기존 알뜰배달과 동일하다. 한집·알뜰배달을 이용중인 업주들은 자동 전환으로 배민1플러스를 이용하게 되며 원치 않을시 전환 동의를 해제할 수 있다.

이는 배달앱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와 라이더 수 동반 감소로 단건 배달 체제 유지가 점점 어려워지자 단건배달 수요를 묶음배달로 유인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으로 풀이된다.

우아한형제들은 올해 3월 단건배달만 수행하던 '배민1' 서비스 내에 한집배달과 알뜰배달을 나누는 방식으로 알뜰배달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쿠팡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 앞에 주차된 바이크 모습 ⓒ News1 박지혜 기자

단건 배달은 쿠팡이츠가 2019년 5월 치타배달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도입했다. 한 집만 즉시 배달하는 단건 배달은 새로운 소비자 경험을 선사했지만 비용 측면에서는 '독이 든 성배'였다.

단건 배달을 운영하려면 충분한 라이더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배달앱 플랫폼사가 더 높은 배달단가로 라이더들을 유인해야 한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코로나19 집콕 특수시기 더 많은 라이더를 확보하기 위해 건당 최대 2만원(피크타임 한정)에 달하는 프로모션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들은 배달앱 시장이 성장가도를 달릴 때는 점유율 확보 및 외형 성장을 위해 출혈경쟁을 감수했지만 코로나 특수가 끝나고 성장이 정체하자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업계는 우아한형제들이 배민1 도입으로 출혈 경쟁을 불사한 끝에 결국 시장점유율 방어에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업계 추산 배민의 점유율은 현재 70%에 달한다. 현재 이르러선 시장 지배력과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운영 효율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엔 라이더 관점에서도 한집배달만 수행하는 것보다 한집배달과 알뜰배달을 함께 수행하는 편이 월수입 면에서 5.1% 더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KCI(한국학술지인용색인) 등재 학술지인 물류학회지 제33권 제5호에 게재된 'AI기반 묶음 배달의 효율성이 라이더 수입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알뜰배달이 배달료는 낮지만 AI 배차로 동선을 효율화하면 라이더 수익이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는 음식배달의 인공지능(AI) 기반 배차가 라이더 수입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한 첫 결과물이다.

연구 데이터는 배달의민족 라이더(배민커넥트)를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을 통해 확보(2023년 7월·2022년 7월)했다. 이영찬 백석대 경상학부 교수팀은 라이더 수입 데이터를 활용해 '알뜰배달과 한집배달을 함께 수행한 라이더' 집단과 '한집배달 라이더' 집단의 수입을 이중차분법(Difference-in-Differences; DiD)을 사용해 비교·분석했다.

이중차분법은 실험집단과 동질적인 특성이 있는 통제집단을 설정하고 정책시행 전·후의 성과 차이를 분석하는 방법론으로 정책 시행의 효과를 측정할 때 주로 쓰인다.

연구결과 알뜰·한집배달을 함께 수행한 라이더의 월수입은 한집배달만 수행한 경우보다 5.1% 높았고 시간당 수입은 4.9%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지역이 6.0%(5.8%) 증가했고 서울 외 지역은 4.1%(3.9%) 늘었다.

연구진은 "일부 라이더들이 AI배차 기반의 묶음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AI배차는 보다 효율적인 배 달동선을 제공해 비숙련 배달라이더의 수입증가에 기여할 수 있고 일명 전투콜이라고 불리는 배차경쟁에 따른 사고 위험도 줄일 수 있다"며 "다만 음식을 배달받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배달품질 저하가 일부 발생할 수 있어 AI 배차 최적화 노력이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