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안전기술' 개척…중대재해법 시행에 관심 쏠리는 혁신기업

세펙트, 안전 제품군 국산화…"공장 작업자 보호"
적은 비용으로 안전 확보 가능…대기업·해외서도 '각광'

제6차 이노비즈 PR-DAY에서 황현승 세펙트 대표가 '도어 인터락 스위치' 데모 버전을 이용해 제품과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이노비즈협회 제공)

(부천=뉴스1) 김형준 기자 = "이 도어 인터락 스위치만 공장에 설치돼 있었다면 막을 수 있는 사고들이 많이 있었죠. 이젠 이런 안전 설비를 갖추지 않으면 공장 준공 허가가 떨어지지 않는 분위기로 바뀔 거예요."

황현승 세펙트 대표는 회사의 주요 제품인 '도어 인터락 스위치'를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Safe(안전)와 Perfect(완벽)의 합성어인 '세펙트'라는 사명에서 알 수 있듯 서펙트는 산업현장에서의 안전사고를 막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이노비즈(기술혁신) 기업이다.

세펙트가 설립된 2000년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는 '안전기술'에 대한 개념도 수요도 존재하지 않았다. 사실상 세펙트가 국내 산업 안전기술 분야를 이끌어 온 셈이다.

황 대표는 일찍이 안전기술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내다보고 해당 분야 선도 국가인 스웨덴 등의 기술을 기반으로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하는 안전 제품군을 국내 최초로 국산화했다.

세펙트의 대표 제품인 '도어 인터락 스위치'의 모습. 열쇠들로 공장 설비를 완전히 멈추지 않으면 문이 열리지 않아 작업자의 진입이 차단된다.(이노비즈협회 제공)

세펙트의 대표 제품인 도어 인터락 스위치는 가동 중인 위험 구역 내 안전문이나 펜스에 설치해 설비 안에 위험 요소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작업자가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이다. 열쇠를 이용해 공장의 설비를 완전히 정지시키지 않으면 문이 열리지 않아 사람이 들어가지 못하게 되는 방식이다.

여기에는 세펙트만의 특허 기술이 적용됐다. 세펙트는 작업자가 전용 키를 스위치에서 분리해 손목에 패용하고 잠금을 완전히 해제해야 내부로 진입할 수 있는 '키 체커 시스템'을 적용했다.

황 대표는 "자동화 설비를 유지보수하는데 작업자가 있는지 모르고 전원을 넣어서 발생하는 사고들이 많다"며 "그러한 위험 요소를 방지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유지보수를 통상 2인 1조로 진행하는 만큼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한 명이 작업을 하는 동안 전원을 통제할 수 있는 '그립 스위치'도 개발했다.

작업자의 진입을 감지해 자동으로 공장 설비를 멈추게 하는 세펙트의 기술. ⓒ News1 김형준 기자

세펙트는 2008년부터 부설 연구소를 설립해 기술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연구를 통해 세펙트는 10건의 특허 출원·등록을 마쳤고 CE, CCC, UL 등 다수의 국내외 안전제품 인증도 획득했다. 기술 혁신성을 인정받은 세펙트는 지난해 이노비즈 인증을 받았고 올해는 메인비즈기업, 벤처기업 인증까지 취득했다.

황 대표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을 정해 놓고 있지는 않지만 프로젝트나 사업마다 언제든 R&D 자금을 마련해 놓고 제한 없이 투자하고 있다"며 "(연구를 통해) 현재 제품 라인업을 업그레이드시키고 특허를 달리해 내년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세펙트 공장에서 한 직원이 그립 스위치를 제조하고 있다.(세펙트 제공)

세펙트의 기술은 대규모 공정을 가동하는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각광받고 있다. 주요 국내 그룹사들은 물론 미국, 중국, 베트남, 헝가리 등 8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며 글로벌 안전 전문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세펙트의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86억원이었다. 프로젝트에 따라 100억원을 넘긴 해도 있었다. 영업이익률은 20%를 상회하고 있다.

황 대표는 "미국이나 유럽의 다국적 기업들은 산업 현장에서 인명사고가 나면 기업이 매우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해 안전설비를 갖추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러한 안전 의식이 한국에도 정착되고 있다"고 전했다.

2024년 1월부터 50인 미만의 사업장에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예고되면서 중소 제조업체들의 안전기술 제품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작업장에 문이나 펜스만 있다면 도어 인터락 시스템을 통해 수십만원 정도의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중대재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j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