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스텔스를 국산기술로"…페인트업계, 특수도료 R&D로 미래준비
노루페인트·대한항공 '스텔스 도료' 개발 전략적 파트너십
삼화페인트 시인성·내구성 높인 '비정형 돌출형 차선' 개발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페인트 업계가 성정 정체 위기와 장기화하는 부동산 불황 파고를 넘기 위해 특수페인트(도료) 연구·개발(R&D)에 매진하고 있다.
페인트 산업은 전통적인 화학 산업으로 신기술 접목한 특수도료를 상용화하기 쉽지 않지만 상용화에 성공하면 높은 부가가치를 누릴 수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노루페인트(090350)는 항공기(무인기 포함) 등에 적용할 스텔스 도료 등 응용 소재 개발을 위해 대한항공(003490)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스텔스 도료는 아군의 항공기가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도록 돕는 기체 표면에 도포하는 특수 도료다.
노루페인트는 2000년대부터는 국방과학연구소와 손잡고 스텔스 도료를 개발해왔다.
양사의 스텔스 도료 기술 개발 협력은 대한항공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국책과제 '최신 탐지 위협 대응 무인기용 메타구조 스텔스 융합 기술' 연구의 일환이다. 노루페인트는 '불연속 영역 산란 저감 소재' 개발에 착수한다. 총 사업비는 441억원 규모다.
노루페인트는 1988년 네덜란드 화학그룹인 악조노벨(Akzo Nobel)로부터 항공기용 도료 제조기술을 도입한 후 자체적으로도 연구·개발해왔다. 1992년 개발에 성공한 내열도료는 우리나라 첫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를 도장하는 데 사용했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국방과학연구소와 손잡고 전파 흡수 기능을 충족하는 도료 개발을 진행해왔다"며 "대한항공과 협력으로 단기간에 국내 독자 기술로 성능 고도화를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화페인트공업(000390)은 두원건설·세이프로드(노면표지 시공사)와 손잡고 서울특별시 주관 '노면표시 시범사업'에 참여해 우천·야간시 명확한 차선 시인성과 내구성을 갖춘 '비정형 돌출형(STRUCTURE TYPE) 페인트' 개발에 성공했다.
노면표시 시범사업은 안전한 교통환경을 위해 노면표시 신제품·신기술에 대한 현장 적용성·경제성 등을 평가하는 사업으로 신제품·신기술은 2년간 품질평가를 거쳐 서울시 노후 포장도로 정비 사업에 도입한다.
비정형 돌출형 차선은 독일연방도로청(BASt)으로부터 인증을 받은 수지를 적용한 울퉁불퉁한 3D 차선이다.
불규칙한 비정형 형태임에도 차선 벗겨짐 현상이 적고 우천시 배수가 빠르다. 비가 많이 와도 차선이 빗물에 쉽게 잠기지 않고 운전자가 차선 이탈시 노면 경보음을 차량 내부로 전달해 안전 운전을 돕는다.
업계에 따르면 차선에 포함된 유리알은 차량 전조등의 빛을 반사해 야간·빗길 상황의 차선을 잘 보이도록 돕지만 기존의 얇고 평평한 2D 형태 차선은 유리알이 쉽게 떨어져 나가거나 빗물에 잠기는 문제점이 있었다. 일명 '스텔스 차선'이라고 불렸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비정형 돌출형 차선 기존 2D 형태 차선대비 내구 연한이 1.5배 더 길고 보수도 간편하다"며 "장기 내구연한 유지의 핵심은 장기적으로 유리알을 잡아주는 도료 메커니즘의 완성도에 있다"고 설명했다.
KCC(002380)는 고부가 가치를 지닌 선박용 특수도료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 선박용 방청·방오도료와 진공차단기용 세라믹(VI) 제품이 대표적이다.
진공차단기용 세라믹(VI)은 전류의 정상부하 개폐 및 전류사고가 발생했을 때 회로를 분리하는 진공 차단기에 사용하는 세라믹 소재다. 국내에서는 KCC가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선박용 에폭시 방청 도료 'EH2350 Series'는 내염수성과 내마모성이 높은 제품이다. 선박의 해수 탱크, 파이프 등 철 구조물을 녹 발생으로부터 보호해 준다.
방오도료 'Egis Series'는 장기간 운항하는 선박의 선체에 붙어 서식하는 해중 생물체로부터 선박을 보호하고 운항 효율을 증가시켜 준다.
최근엔 방오제를 함유한 양극성 실리콘 방오도료 'METACRUISE NS'(Neo Silicone)를 개발하고 특허를 출원했다. 실리콘 도료에 양극성 기술을 접목하고 방오제를 첨가해 선박 표면에 해양생물이 들러붙지 못하게 한다.
KCC 관계자는 "미국 실리콘 자회사인 모멘티브퍼포먼스머터리얼스 기술력에 50여 년간 축적한 선박 도료 기술력을 더해 신제품을 개발했다"며 "물과 잘 융합하는 친수성과 물과 잘 섞이지 않는 소수성을 동시에 구현해 해양생물 포자들이 선박 표면에 부착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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