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개선 집중했지만"…에넥스, 5년 연속 적자에 '무게'[실적why]
3분기 누적 영업손실 60억원…적자 폭 줄이는 데 그쳐
부동산침체 장기화에 한샘의 B2B 강화까지…"B2C 강화 지속"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에넥스(011090)가 올해 원가절감과 신제품 다변화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했지만 5년 연속 적자를 피하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계속되는 실적 부진에 오너가(家) 2세인 박진규 에넥스 회장의 고심도 깊을 수밖에 없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넥스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536억6447만원으로 전년동기(537억2655만원) 대비 0.1%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17억8636만원을 거뒀다. 전년동기(-54억9355만원) 대비로는 개선된 실적이다.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59억8482만원으로 전년동기(-153억4990만원) 대비 폭을 줄였다. 누적 매출액은 1661억3102만원으로 전년동기(1529억4598만원) 대비 8.72% 증가했다. 올해 들어 모든 분문에서 원가절감을 추진하고 수익 구조를 개선한 점이 주효했다.
그럼에도 적자 기조가 이어지면서 5년 연속 연간적자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싱크대는 오리표 CM송' 등으로 알려진 에넥스는 2018년까지 건설사 특판 영업을 통해 신규 분양아파트에 주방가구와 수납가구를 공급하는 사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박진규 회장이 취임하고 경영 일선에 나선 2019년부터 매출이 역성장했다. 에넥스 연도별 매출액은 △2019년 3636억원 △2020년 2336억원 △2021년 2017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2019년 -28억원 △2020년 -85억원 △2021년 -123억원 △2022년 -235억원으로 점증했다.
부진의 주요 원인은 B2B(건설사 특판·자재판매)에 치중된 사업구조가 꼽힌다. 에넥스의 올해 3분기 기준 B2B 매출 비중은 90.5%에 달한다.
에넥스는 특판 비중을 낮추고 소비자 접점을 늘리는 방향으로 체질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올해 B2B 매출 비중이 지난해 3분기(83.3%) 대비 오히려 7.2%포인트(p) 커졌다.
B2C 강화라는 체질 개선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대로는 부동산 시장 위축 장기화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한샘(009240) 등이 B2C 사업 부문의 부진을 만회하고자 B2B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경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한샘의 3분기 B2B 부문 누적 매출은 6288억원으로 전년동기(5586억원) 대비 12.57% 증가했다. 이에 따라 B2B 비중도 42.9%로 전년 동기(37.2%) 대비 5.7%포인트 상승했다.
이 기업은 코로나19 전후 부동산 호황기에도 저가수주(최저가 입찰)에 발목이 잡혀 수익성이 좋지 못했었다.
에넥스는 소비자 접점을 늘려 B2C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체질개선을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에넥스몰 등을 통해 △EKI 심플 △EK5 △중문 3종(EHI 시리즈) △귀잠 매트리스 등 신제품을 계속 출시하고 있다.
B2C 오프라인 점점 확대를 위해 지난해 진주점, 동탄점, 청주쇼룸 등을 열고 올해엔 서울 강남 논현 가구거리에 플래그십 스토어 'THE ENEX 강남'을 개점했다.
THE ENEX 강남은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 체험형 쇼룸으로 △EK9 키친마스터 △EK7 키친팔레트 등 주방가구를 비롯해 수납·인테리어가구 등 전 제품을 체험할 수 있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부서별 판매 목표를 철저히 관리해 이익 목표를 달성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 한 바 있다.
한편 창업주인 박유재 명예회장은 올해 6월9일자로 에넥스 주식 전량(225만8666주)을 박진규 회장을 포함한 자녀와 손주들에게 증여했다. 이를 통해 박진규 회장 지분은 21.09%에서 22.36%로 늘었다. 박 명예회장의 손주 며느리인 한성은씨와 장은정씨는 각각 25만주를 증여받으며 주주명부에 처음 이름 올렸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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