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VC가 본 韓 스타트업은?…이영 "한국 기업에 관심 가져달라"

글로벌 CVC 50여명 참석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논의

9일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글로벌 CVC 관계자 50여명이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가 글로벌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관계자들을 만나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글로벌 CVC는 관심 있는 한국의 스타트업 분야와 국내 투자 시 고민하는 부분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의견을 공유했다.

중기부는 9일 '2023 컴업' 행사가 열리고 있는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글로벌 CVC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는 SRI벤처스, 소니벤처스 등 글로벌 CVC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했다.

글로벌 CVC는 국내 스타트업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데이비드 리 삼성넥스트(삼성 미국 법인 CVC) 부사장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산업 중 하나는 블록체인으로 현재 (한국 스타트업) 5곳에 투자했고 2개의 인공지능(AI) 기업에도 투자했다"며 "한국이 블록체인과 AI 등 기술 사업에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고 투자를 늘려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SRI벤처스의 토드 스태비쉬(Todd Stavish)는 "스타트업은 물론 지식재산권에도 투자를 하고 있다"며 모태펀드가 지식재산권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지 이 장관을 향해 직접 질문하기도 했다. 이 장관은 "기술보증기금과 같은 정부 기관에서 IP를 보고 투자하는 섹션이 있다"고 답변했다.

글로벌 CVC들은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를 망설이는 이유에 대해 문화적 차이와 규제 제도를 꼽았다.

한 CVC 관계자는 "한국 스타트업은 잘하고 있지만 VC들의 역할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의 어느 스타트업 이사회를 만난 적이 있는데 (회의를 하는 동안)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VC라면 회사를 성장시키는 게 의무"라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리 부사장은 "실리콘밸리 성장 배경에는 엔젤투자자의 투자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투자 이후 소득에 대해 세금을 매기지 않는 제도가 있다"며 "세제 혜택을 제공하면 외국 기업들이 투자하러 올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장관은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하고 있는 비대면 의료가 불법"이라며 "일반적인 비즈니스가 불가능한 한국이 VC 입장에서 매력적이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 방식을 국내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한국에 만드는 게 필요하다"며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을 맞춰가야 하기에 내년에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네거티브존을 대한민국 정부 최초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컴업과 같은 자리를 통해서 한국을 알리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더 자주 초대하려 한다"며 "한국 기업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