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모처럼 활기가 넘쳐요"…'동행축제'로 물든 동성로거리

'무료 시음회'에 대기 행렬…백년가게 밀키트 '인기'
동성로 상인 "거리에 사람 많아져…행사 더 있었으면"

4일 대구 동성로 거리에 황금녘 동행축제 개막행사장이 마련됐다. ⓒ News1 이민주 기자

(대구=뉴스1) 이민주 기자 = "보통은 밤이 돼야 사람들이 모이는데 오늘은 이른 오후부터 사람이 많아요. 지역(소상공인) 제품이라고 해서 하나 구매했어요."

4일 대구 동성로거리 일대에서 만난 30대 남성 김모씨는 '동행 스트리트' 앞쪽에 조성된 플리마켓에서 산 키링을 보여주며 "평일인데도 모처럼 거리가 북적거린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동행축제 개막식이 열리는 대구 동성로거리에 동행 스트리트를 마련했다. 4회째를 맞이한 동행축제는 지난 5월 열린 봄빛 동행축제(대전) 때부터 비수도권 지역에서 개막식을 개최하고 있다.

점심시간이 막 지난 낮 1시쯤 동성로 광장 인근 '상생부스'에는 방문객으로 붐볐다. 이날 상생부스에서는 아이스티와 상생음료(스타벅스 옥천 단호박라떼) 무료 시음회가 열렸다.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사람들이 나와 시민들에게 무료 음료를 나눠주고 있었다.

부스 관계자는 "오늘 아이스티는 1000잔 정도 준비했는데 지금 분위기면 동날 것 같다"며 "오늘 날이 더워서 특히 (시민들이) 많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4일 대구 동성로 거리에 황금녘 동행축제 개막행사장이 마련됐다. ⓒ News1 이민주 기자

시민들은 상생부스에서 받은 음료를 들고 이어진 동행 스트리트로 발길을 옮겼다. 동행 스트리트에는 동행축제 참여기업 90개사의 주요 제품과 대구시 신진 디자이너 업체(3개사) 제품이 전시됐다. 남성 디자이너 브랜드 MWN에서는 이날 아우터 제품 5~6개를 부스에 전시했다.

시민들은 제품을 둘러보다 QR코드 안내판을 인식해 제품 정보를 확인하기도 했다.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린 부스는 스트리트 초입에 마련된 반려동물 용품을 판매하는 가판(도그파킹)이다. 강아지 간식과 하네스 등이 전시됐다.

소상공인 가게의 밀키트를 판매하는 '백년가게 밀키트존'도 인기를 끌었다. 부스에서는 뼈없는 갈비탕(안일옥), 간쫄면(나드리), 추어탕(새집), 순천건봉국밥 등 10종을 판매했다. 인기에 힘입어 지난 5월 동행축제 당시보다 판매 품목과 혜택도 대폭 늘렸다. 밀키트 제품을 2개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게 보냉가방을 증정했다.

현장에서 만난 50대 주부 이모씨는 구매한 밀키트 제품을 보여주며 "보냉가방도 주고 전국의 유명한 맛집 제품이라는 말에 제품을 샀다"며 "다만 대구에서 개막행사를 하면서 대구 맛집 밀키트는 없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4일 대구 동성로 거리에 황금녘 동행축제 개막행사장이 마련됐다. ⓒ News1 이민주 기자

아기자기한 소품 등을 판매하는 플리마켓 점주들도 손님 맞이에 정신이 없었다. 금속과 은 소재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매대가 가장 붐볐다. 시민들 다수가 이날 동행축제 개막식 개최 여부를 모르고 있었지만 플리마켓 제품을 구매하면서 축제 소식을 접했다고 설명했다.

동행 스트리트에서 방문객을 응대하던 한 진행요원은 "보통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게 '이 제품을 지금 바로 구매할 수 있냐'는 것"이라며 "그런 분들은 플리마켓 쪽으로 안내를 해주다보니 자연스럽게 행사장을 끝까지 둘러보신다"고 했다.

'기운벌떡 대구전통시장 홍보관'에서 진행한 '인증샷' 이벤트도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홍보관은 인증샷을 올리는 방문객에 서문-칠성야시장 바우처 5000원권을 증정했다. 방문객들은 자신의 SNS에 인증샷을 올린뒤 바우처를 받아갔다. 대구소상공인연합회 홍보관에는 가입을 문의하는 소상공인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시민 참여형 이벤트도 5월 행사 대비 크게 늘었다. 이날 플리마켓 초입에는 대구 소재 테마파크 스파크랜드에서 마련한 '룰렛 이벤트' 장이 마련됐다. 룰렛을 돌려 당첨자에 스파크랜드 탑승권을 증정했다.

전통놀이 경품 이벤트도 열렸다. 대형 윷놀이나 대형 제기차기에 참여해 이기는 팀에 '남성용 드로즈'나 마스크팩, 핸드크림을 증정했다.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한 학생 무리가 윷놀이 이벤트에 참여해 경품을 받아갔다.

동성로 상인들도 동행축제로 인한 매출 진작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동행 스트리트 인근에서 간식거리를 파는 한 상인은 "아무래도 이런 행사를 하면 동성로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그러면 온 김에 여기저기 가게에 들러 쇼핑도 하시고 뭐라도 사서 돌아가기 마련"이라며 "이런 행사를 더 자주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동행축제는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활력을 위해 대형유통사, 중소기업·소상공인, 전통시장 등이 다함께 힘을 합쳐, 온국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소비축제다. 황금녘 동행축제는 8월30일부터 이달 27일까지 열린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