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리모델링 시공 보상판매'에 경쟁사 "실효성 있나"

업계 최초 시도 '예의주시'…"할인율 통상적 이벤트 수준"
재구매율 낮은 리모델링 시장…향후 '록인효과' 관건

한샘 ‘인테리어 공사 보상판매’ 프로그램 첫 도입(한샘 제공)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한샘(009240)이 '토털 인테리어 시공 보상판매'를 업계 최초로 도입하자 경쟁사들이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간 가구 단품이나 주방 특정 제품에 대한 보상판매는 있었지만 전체 리모델링 시공에 대해 보상판매 도입은 처음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최근 리하우스 상품 재구매시 최대 1000만원 상당 할인 효과를 주는 '인테리어 공사 보상판매' 제도를 도입했다.

부엌·욕실·수납·창호·도어·중문 등 인테리어 공사 전반으로 폭넓게 적용한 프로그램으로 소비자는 이중 하나라도 설치했다면 구매정보 또는 제품 설치 사진을 제시하면 된다.

이사하면서 리모델링 시공을 하는 경우 이사하려는 집에 리하우스 상품이 설치돼 있으면 보상판매 대상이 된다.

보상판매 선정시 계약금액에 따라 △500만원 이상 최대 25만원 △3000만원 이상 240만원 △5000만원 이상 400만원 △1억원 이상 800만원 등을 할인한다. 이외 최대 250만원(5000만원 계약시) 상당의 가전과 한샘몰 포인트도 받을 수 있다.

한샘 관계자는 "이사를 앞둔 고객이 가장 큰 리모델링 가망 고객이라는 점을 고려해 계약 기록뿐 아니라 제품 사진도 보상판매 프로그램 적용 기준으로 삼았다"며 "10월3일까지 한시적으로 진행하는 이벤트로 기본적인 할인 혜택에 한샘몰 포인트(가전) 등을 추가로 지급해 현재 기준 그 어떤 행사보다 혜택이 크다"고 말했다.

리바트 집테리어 고양 킨텍스점 전시장 모습(현대리바트 제공)ⓒ 뉴스1

경쟁사들은 한샘의 최초 시도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보상판매 실효성에 대해선 의문을 나타냈다.

전체 리모델링(토털 인테리어) 브랜드를 보유한 주요 기업은 한샘 리하우스 외 △현대리바트(079430)-리바트 집테리어) △LX하우시스(108670)-LX지인 △KCC글라스(344820)-홈씨씨 인테리어 등이 있다.

이들은 실효성이 불확실한 이유로 전체 리모델링 주기가 짧게는 4~5년에서 10년을 넘기기도 한다는 점과 회사가 밝힌 할인율이 인테리어 시공 관련 일반적인 할인 이벤트 대비 높지 않은 점 등을 꼽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의 전체 인테리어 교체 주기는 10년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로 보상판매 제도가 사업적으로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시공 할인율도 계산해보면 10% 미만으로 통상적으로 열리는 이벤트의 할인율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인 할인 이벤트에 '보상판매'라는 용어를 활용해 리하우스 패키지를 재구매한 소비자들이 특별한 혜택을 누리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마케팅 활동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홈 리모델링 시장에는 보상판매 개념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다른 업계의 보상판매는 소비자 입장에서 번거로운 폐기 절차를 줄일 수 있고 업체 입장에서 일부 부품을 재활용해 자원순환·친환경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리모델링 시공 보상판매는 이같은 효과를 얻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보상판매라고 하지만 소비자 스스로 기존 제품을 철거하고 철거 비용을 내야하는 건 마찬가지"라면서 "폐기 비용 부담 측면에서의 실익이 발생하지 않는 등 인테리어 시공 특성상 보상판매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반면 한샘의 시도가 패키지 판매 성과로 이어지고 프로그램 상시 운영에 들어가면 모든 업체가 뒤따르게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큰 비용을 부담해야하는 전체 리모델링시 시공 브랜드를 바꾸려는 경향이 있는데 한샘이 보상판매를 통해 의미 있는 수준의 '록인(lock-in) 효과'를 거두면 대응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면 본인 재구매율이 낮은 인테리어 패키지 시장에 맞지 않는 마케팅으로 보이지만 할인율을 더 높인다면 소비자 유인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며 "새로운 시도에 대해 판단을 유보한 상태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