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과속 인상' 유감"…中企·소상공인, 경영활동 위축 우려
소공연 "일자리 사라지는 강한 후폭풍 불러일으킬 것"
최저임금 결정 제도 개선 촉구…"업종별 차등 적용해야"
- 이민주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대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계가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소상공인들은 "벼랑 끝에 몰린 자신들의 절규를 외면한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고 중소기업계에서는 "절실히 원했던 동결을 이루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중견기업계는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 회복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9일 진통 끝에 2024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5%(240원) 인상한 9860원으로 최종 결정했다.
노동계는 실질임금 감소를 주장하며 대폭 인상을 주장했고 사용자 측은 수출악화와 내수부진 및 중소기업·소상공인 부담을 강조하며 '시급 1만원 시대'는 미뤄지게 됐다.
◇소상공인·중소기업·중견기업 "아쉽다" 한 목소리
소상공인들은 역대 2번째로 낮은 인상률에도 "근로자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하는 강한 후폭풍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반발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입장을 내고 "최저임금 (인상) 결정은 주요 지불 주체인 소상공인의 절규를 외면한 무책임한 처사"라며 "소상공인이 더이상 고용을 유지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했다.
소공연은 "최저임금위원회는 7년 동안 최저임금을 무려 52.4% 올리는 '과속 인상'을 벌여왔고 이는 고용 축소로 이어졌다"며 "소상공인 절반 이상(58.7%)이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신규채용을 축소하겠다고 했다. 이번 인상 결정은 소상공인의 '나홀로 경영'을 심화시켜 결국 근로자의 일자리를 대폭 사라지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계도 "업계가 절실히 원했던 동결수준을 이루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현장은 저성장·고금리로 지불능력이 저하됐고,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영활동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사용자위원들이 2.5% 인상안'을 제시한 것은 벼랑 끝으로 내몰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중견기업계는 최저임금 인상이 "기업의 활력을 잠식하고 경제 회복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은 정부와 기업을 비롯한 모든 경제주체가 힘을 모아 경제 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중차대한 모멘텀"이라며 "수출 감소, 경상·재정 쌍둥이 적자 가시화 등 위기가 가중하는 상황에서 올해 대비 2.5% 인상된 최저임금안을 도출한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이 안타깝다"고 했다.
◇업종별 차등적용 마저 부결…"정부 지원대책 마련해야"
소상공인들과 중견·중소기업들은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향후 '최후의 보호막'이 될 '업종별 차등적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위는 내년도 최저임금에도 예년처럼 업종과 무관하게 단일 금액을 적용하기로 했다. 현행법은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구분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최저임금 제도 시행 첫해인 1988년에만 업종별 구분이 적용되고 이듬해부터는 줄곧 전 산업에 같은 금액의 최저임금이 적용됐다.
소공연은 "최임위는 최저임금 인상의 충격을 조금이나마 완화할 수 있는 업종별 구분적용조차 부결했다"며 "근근이 버텨온 소상공인을 벼랑으로 내모는 무책임한 결정에 대한 책임은 정부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지 않는다면 다수의 업종이 도미노로 문을 닫는 총체적 비극이 벌어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중견련 역시 "중견기업의 도전이 위축되지 않도록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완화할 정책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터부시되어 온 업종별, 지역별, 외국인 근로자 차등 적용을 포함해 근로자의 삶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동시에 핵심 경제 주체로서 기업의 활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유롭고 창의적인 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차제에 정부와 국회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노사 간 자율적인 협의를 바탕으로 최저임금,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 현안의 해법을 찾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기중앙회도 "향후 업종별 구분 적용 시행과 결정기준에 기업의 지불능력을 반영하는 제도 개선이 조속히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minju@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