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더 오르면 폐업"…6차 최임위 앞두고 자영업자 '노심초사'
20일 최저임금위원회 제6차 전원회의 개최
'최저임금 업종 구분' 표결 전망…양보 없는 노·사
- 이정후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여기서 최저임금을 또 올리면 더 이상 장사 못 한다고 봐야합니다. 거리에 나 앉을 판이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에요. 주휴수당 제도를 손보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업종마다 최저임금을 다르게 적용하는 게 도움은 되겠죠."
주점을 운영하는 박병훈(49·남)씨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가능성 소식을 듣고 고충을 토로했다. 코로나19로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 뒤 겨우 회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최저임금 인상은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더욱 키운다는 이유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2024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제6차 전원회의를 이날 개최한다. 이번 회의에는 앞서 세 차례 논의가 진행됐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한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가 표결로 결정될 전망이다.
경영계는 △편의점업 △택시운송업 △음식·숙박업 등 3개 업종에 구분 적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해당 업종은 법정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 비율인 '미만율'이 높은 업종들이다.
반면, 노동계는 업종별 구분 적용은 낙인 효과를 유발한다며 업종별 구분 적용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적용과 최저임금 동결 혹은 인하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현재 시간당 9620원인 최저임금을 두고 노동계가 24.7% 인상된 1만2000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최저임금 1만원'이 넘어설 경우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철 한국외식업중앙회 홍보국장은 "5인 미만 종업원을 쓰는 곳은 매출이 높지 않다 보니까 지금도 임금을 감당하기 쉽지 않다"며 "인건비 비율이 높은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업종별 구분 적용을 통해 최저임금을 낮춰줬으면 하는 게 소상공인들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물가가 상승하고 있어 최저임금이 오르는 것도 이해는 가지만 영세 자영업자들은 굉장히 벅찬 게 사실"이라며 "식재료, 전기·가스 요금, 임대료까지 오르는 상황에서 최저임금까지 오르면 인력마저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당시 큰 타격을 입었던 숙박업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객실 청소, 침구류 세탁 등 일손이 많이 필요한 만큼 최저임금 인상에 부담을 느낀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정경재 대한숙박업중앙회 회장은 "숙박업계는 업주의 소득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비율이 35%가량이나 된다"며 "최저임금을 그대로 적용해서 운영한다면 결국 문을 닫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날 최저임금위원회의 전원회의에 참석하는 한 사용자위원은 "업종별 구분 적용 표결이 오늘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좀 더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지난해는 심의 날짜에 맞추려는 분위기가 있었으나 올해는 최저임금 액수를 정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작년과 다르지 않을까 싶다"고 말해 진통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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