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폐업·전직 지원금 신청 폭주…"지급까지 5개월 걸려"

점포철거지원금 신청, 올 1분기에도 증가
소진공 신청자 몰리면서 업무 지연…"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

희망리턴패키지 전직장려수당 및 점포철거비 지원 사업 검토 지연 안내문. (소진공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더이상 영업을 이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코너에 몰린 자영업자들이 눈물을 머금고 가게 문을 닫기 위해 정부의 폐업지원금을 신청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 및 공공요금, 인건비 인상 등 여러 악재가 나타나면서 간판을 내리기로 한 자영업자들이 몰린 탓이다.

17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에 따르면 현재 점포철거비 및 전직장려수당 지원 사업은 신청이 폭주하면서 관련 서류 검토 단계부터 지연되고 있다.

철거비 지원의 경우 이전에 폐업했어도 소급적용이 되기 때문에 더 많은 소상공인이 몰리고 있다. 소진공에 따르면 자금 신청 후 지급까지 평균 4~5개월이 소요된다. 당장 신청하더라도 8~9월은 돼야 지원금을 받는 셈이다. 소진공 관계자는 "점포철거지원금 신청 건수는 올 1분기까지 계속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점포철거비 지원사업은 희망리턴패키지 원스톱폐업지원의 일환이다. 폐업을 앞뒀거나 폐업한 소상공인이 대상이다. 점포 철거 비용을 지원하고 사업 정리 과정에 필요한 채무조정 상담 등을 지원한다. 올해부턴 3.3㎡당 13만원씩 지원되며 선정된 소상공인은 최대 250만원까지 정부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전직 장려수당 신청에도 소상공인이 몰리긴 마찬가지다. 전직장려수당은 폐업신고 후 구직활동 또는 취업을 완료한 전(前) 소상공인이 안정적으로 직업을 전환하도록 돕기 위해 정부가 주는 지원금이다.

전직장려수당을 받기 위해선 온라인 기초교육을 수료하고 근로계약서, 고용보험 납부증명서 등을 제출해야한다. 올 초 모집을 시작한 후 꾸준히 신청자가 증가해 자격 증명 후 수당을 최종 지급받기까지 약 1~2개월 소요된다.

다만 소진공은 전직장려수당 신청건수의 경우 올 1분기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소폭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감소세는 소상공인 경영 애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폐업이나 전직을 택하기 어려운 여건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2021년 기준 50대 이상이 전체 절반을 차지하는 소상공인들이 새롭게 임금근로자가 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사업을 정리하려면 대출금 등 각종 비용을 당장 상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질 좋은 일자리를 찾기도, 대출금을 일시 상환해 폐업하기도 어려우니 진퇴양난에 빠진 소상공인이 많다"며 "아마 대출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가 종료되는 9월이 오면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정부 지원을 찾는 소상공인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희망리턴패키지는 경영 애로를 겪는 소상공인의 폐업 및 재기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 예산은 146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6%가량 늘었으며 △경영개선지원 △원스톱폐업지원 △재취업지원 △재창업지원으로 나눠 지원한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