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선언에 가슴쓸어내린 자영업자들…고물가·금리 부담은 여전

규제 완화에 고객 수 증가 전망…"회복까지 시간 필요"
고물가·고금리 우려 '여전'…자영업자 대출 1000조원 넘겨

윤석열 대통령이 코로나19 위기 경보 수준을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 발표한 11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이제 끝이라니 정말 다행이죠. 손님(고객)도 늘었으면 좋겠네요. 그래도 금방 예전 같아지기는 어렵지 않을까요?"(한식집 주인 A씨)

정부가 코로나19 비상사태를 끝내고 일상으로의 완전한 회복을 알리는 '엔데믹'을 선언하면서 자영업자들은 매출 회복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달 1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에서 엔데믹을 공식화했다.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2020년 1월20일 이후 3년4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와 입국 후 유전자증폭검사(PCR) 검사도 해제됐다. 앞으로는 입원 병실이 있는 병원을 제외한 모든 장소에서 실내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들은 엔데믹 선언을 크게 환영했다. 여의도 일대에서 한식집을 하는 A씨는 "엔데믹 선언을 했다고 들었다. 정말 길고 길었다"며 "규제가 완화되면 아무래도 사람이 더 늘지 않겠는가.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마포구에서 고깃집을 하는 이씨(40대)는 "마스크 의무 착용이 없어지면서 점차 손님이 늘어나는 추세였다"며 "이제 (엔데믹으로) 재택근무가 끝나면 점심 회사 사람(회사원)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보고 있고 회식 같은 단체 고객도 많아지리라 본다"고 설명했다.

같은 지역의 헬스장 직원은 "차주 (리뉴얼) 오픈을 앞두고 너무 반가운 소식"이라며 "나부터도 격리나 마스크 의무 착용이 없어서 안심이 된다. 고객들은 더 편하게 오실 것 같다"고 전했다.

8일 서울 명동의 한 외벽에 카드대출 안내 광고가 붙어 있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금융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News1 허경 기자

점진적 회복세를 점치는 이들도 있었다.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 사장은 "마스크 착용도 이미 해제된 마당에 엔데믹 선언을 한다고 곧바로 고객이 몰릴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코로나가 바꿔놓은 게 너무 많다 보니 코로나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가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고 했다.

엔데믹에도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한 어려움이 여전할 것이라고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영업자 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19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110조6000억원) 늘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들의 평균 대출금액은 9970만원이었으며 이들이 부담하는 평균 이자율은 5.9% 수준이었다. 금융권은 코로나 대출 잔액이 140조원 안팎이라 추산한다.

고깃집 사장 이씨는 "엔데믹이 선언됐지만 (자영업자의) 피해는 여전하다. 고물가로 비용 부담은 커지는데 경기가 나빠져서 사람들(고객)은 지갑을 닫는다"며 "9월이면 대출 만기연장도 끝이 나는데 엔데믹이라고 다(만기연장 등) 끝내는 건 아닐지 걱정"이라고 했다.

이상백 경기도 소상공인연합회장은 "그간 버텨온 소상공인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며 "소상공인이 코로나 타격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정부는 공격적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달라. 관련 정책자금의 조기집행을 당부한다"고 주문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