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 "규제 해소·투자 필요"…이영 "사업화·글로벌화 지원"(종합)

"AI 글로벌 1위 미국이 100점이면 한국은 38점 불과"
이영 "글로벌 펀드 및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확대할 것"

3일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서울 용산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AI 분야 창업기업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3.03.03 ⓒ 뉴스1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지금 글로벌 인공지능(AI) 전쟁은 자국 기술력 확보가 중요한 시점입니다. AI기술 분야를 과기부가 집중 지원한다면 중기부는 관련 스타트업의 사업화 및 글로벌화에 집중하겠습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3일 서울 용산구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AI분야 창업기업 간담회'를 찾아 규제 완화와 투자 부족을 호소하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에게 보다 현실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 장관은 "글로벌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강화 등 중기부 차원에서 AI 사업 폭을 넓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스타트업계가 기술 고도화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정부의 유연한 규제 혁신 및 금융 지원을 요청한 것에 따른 응답이다.

이어 "AI 글로벌 시장 1위가 미국인데, 미국을 100점으로 환산하면 한국은 38점 정도"라면서 "지금 한국은 7위이긴 하지만 안심할 수 없다. 인력자본과 글로벌 시장 측면에서 미국의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점수차가 벌어질 것이라는 건 불보듯 뻔한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올해 중기부가 역점을 둬 추진하는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 강화도 약속했다. 이 장관은 "지난해까지는 초기단계 등 성장 주기별로 맞춤형 지원을 추진했다면, 올해부터는 분야를 지정해서 육성한다. 프로젝트 지원 분야에 AI도 포함돼 있다"며 "민간 합동으로 2조원 자원을 투입해 올해부터 공모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엔 CES 혁신상을 수상한 뤼튼테크놀로지스 등 AI 스타트업 10개사가 참석해 제품을 시연하고 기술 고도화 및 글로벌 시장 진출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선을 요구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일 서울 용산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AI 분야 창업기업 간담회에서 AI 스타트업의 애로를 청취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3.03.03 ⓒ 뉴스1

특히 규제 칸막이 해소와 및 얼어붙은 투자시장과 관련한 목소리가 컸다. 유승재 페르소나에이아이 대표는 "대화가능 엔진 AI를 개발해 최근엔 무인자동차 등 반도체 영역으로도 진출한 상태"라면서 "자사에선 소프트웨어 엔진 경량화를 시키고 하드웨어는 OEM을 통해 제품화하고 있는데, 정부 지원의 경우 반도체와 AI 지원이 구분돼 AI엔진 반도체인 우리 제품은 지원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어린이용 AI 대화 로봇을 개발하는 업체인 안민지 카티어스 대표는 "기술 개발 및 제품 출시에 필요한 자금 조달이 어렵다. 시장이 얼어붙어 중진공 등 정책자금을 찾아보고 있지만 과정이 느리고 인력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투자 시장이 얼어붙은 건 두 가지로 나뉜다. 돈이 없는 경우와 돈이 있는데 투자를 안하는 것. 지금은 후자인 것 같다"며 "중기부에서는 금융위원회와 80조원 규모의 연구개발 정책자금을 만들었고, 50조원은 이번 3월부터 집행하고 있다. 자본잠식이 됐더라도 혁신 기술을 보유하고 이를 수행할 내부 개발자가 있다는 것만 증명하면 지원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술 혁신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 필요성도 언급됐다. 정승환 라이언로켓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마케팅 및 해외 기업과의 컨택도 중요하지만, 자사의 경우 기업 역량의 80%를 기술 고도화에 쏟고 있어 해외 기업과의 커뮤니케이션 부분에선 경쟁력이 많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지원을 호소했다.

김기현 아티피셜소사이어티 대표는 "AI 스타트업을 하다보면 해외 성공 모델을 한국적으로 특화할 것이냐 한 섹터에 집중해 글로벌 진출을 도모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우리는 글로벌시장에서 교육 섹터를 선점하고 있지만, 기술 고도화를 위해 정부 지원 사업에 신청하려면 대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 중기부에서 인프라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올해는 글로벌 기업과 상업 인큐베이팅도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아마존 웹서비스 등과 협약을 맺었는데 올해도 그 수를 3군데 정도 더 늘릴 생각"이라며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돌리면 그 속에 마케팅 지원 등이 포함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 등 해외진출 및 B2C 시장 진출 시 생길 수 있는 수출장벽 개선 필요성도 언급했다.

허원길 포자랩스 대표는 "AI를 통해 사람들이 원하는 음악 유형을 입력하면 맞춤형 음악을 만들어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며 "향후 B2C 및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을 때 고객사인 콘텐츠 제작사 입장에선 수출을 위해 저작권을 해결해야 하고, 여기에 시간과 비용을 들이면 영상 질 저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관련 규제 개선 필요성을 제안했다.

김태수 네오사피엔스 대표는 "인공지능 음성 서비스 부분과 관련해서 성우들에게 목소리 및 음성패턴을 제공받고 있다. 현재 350여개의 보이스캐릭터를 비용 지불 후 사용하고 있는데 나중에 퍼블리시티권 등 법적 규제 측면에서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라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수출 지원 서비스의 경우 세분화되어 있는 부분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라면서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내년엔 통 예산을 주고 그 안에서 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중기부 사업 폭을 좀 넓혀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제가 장관이 되고 난 이후 꼭 이루겠다는 것 2가지가 글로벌과 딥테크"라면서 "중동까지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오일머니 등과 관련해 중기부에서 지정한 주요 빅테크 기업 10개에 꼭 투자가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