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희망인데"…저신용 소상공인, 대출 신청 오류에 '분통'

무한 로딩 '접속 지연'부터 신청 후 내역 '자동 삭제' 당하기도
약관동의 단계 신청번호는 재접수 가능…3차는 내달 20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고문이 따로 없네요. 새벽까지 일하고 잠도 못 자고 신청에 매달리고 있어요. 이거 못 받으면 정말 문 닫아야 해요."

서울 마포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저신용 소상공인 정책자금 신청 오류 때문에 "피가 마르는 기분"이라고 호소했다.

정부에서 실시하는 직접대출 신청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면서 소상공인들이 분통을 쏟아내고 있다.

21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전날 저신용 소상공인의 경영애로 지원을 위한 소상공인·전통시장 전용자금 2차 신청을 받았다.

정책자금은 민간 금융기관을 이용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저신용 소상공인을 위해 마련된 전용 자금이다. 소진공에서 직접대출로 진행해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직접대출' 또는 '직대'라고 불린다.

접수 당일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신청은 13분 만에 예산 소진으로 마감됐다. 또 30분간 소진공 홈페이지에 트래픽이 몰리며 '접속 지연'이 생겼고 겨우 신청을 마친 소상공인들 가운데 일부는 접수 기록이 '자동삭제' 되기도 했다.

이달 20일 진행된 저신용 소상공인·전통시장 전용자금 2차 접수 당일 사이트에 오류가 발생했다. (소진공 홈페이지 갈무리)

호프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잠도 안자고 밤새 기다렸다가 (접수) 사이트에 접속했는데 렉(오류)이 걸리더니 작성하던 신청서가 삭제됐다"며 "마지막 희망이었는데 진짜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다. 원망스럽고 눈물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도 '시간 초과', '예산 소진' 등으로 서류작성 중 내역이 삭제됐다는 내용의 호소 글이 쏟아졌다.

이외에도 "30분 동안이나 먹통이다가 직대 서류를 작성하는 도중에 '시간이 초과됐다'는 알림이 뜨더니 창이 꺼졌다"(ligh***), "신청 접수한 지 30분이 됐을 때 '60분 시간 초과'라고 뜨면서 접수번호가 사라졌다"(Dora***)는 호소도 나왔다.

이에 같은 날 오후 1시부터 신청번호를 받은 신청자에 한해 재접수를 가능하도록 조치 했으나, 오류로 삭제 이력이 남지 않은 신청자들의 피해는 복구되지 않았다.

한 신청자(song***)는 "오전 9시40분쯤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는데 갑자기 진행상태가 '신청취소'가 되더라"며 "다른 사람들은 복구가 됐다던데 저는 권역센터에 전화해봤지만 '시스템상 문제라 어쩔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했다.

중소기업통합콜센터 관계자는 "자동취소확인 관련해 약관동의 단계에서 신청번호가 부여된 건들은 재접수가 가능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다"며 "추후 대상자에게 개별적으로 문자 안내한다"고 설명했다.

소진공 홈페이지 갈무리

소상공인 정책자금 신청 오류는 지난 1차 신청 때도 발생했다. 소진공 대표 누리집은 지난달 16일 오전 8시부터 8시간 동안이나 네트워크 장애를 겪었다.

중기부 관계자는 "신청을 받은 융자사업 홈페이지에 오류는 없었다. 사이트에 접속자가 몰리면서 소진공 홈페이지가 다운된 것으로 안다"며 "목표치를 정해놓고 받은 것인데 수요가 많아 빨리 종료된 것뿐이다. 정상적으로 마감됐다"고 했다.

소진공 관계자는 "2차 신청부터 홀짝제가 없어져서 트래픽이 급증했다"며 "사이트 마비 사태까지는 없었다. 일시적으로 지연됐다고 보는 게 맞다. 이 때문에 서류 등 업로드가 느리고 이런 문제가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저신용 소상공인 전용 정책자금의 지원대상은 업력 90일 이상 업체 중 대표자 개인신용평점 744점 이하(구 6등급 이하, 나이스평가정보 기준)인 소상공인이다. 연 2% 고정금리로 대표자 신용도에 따라 최대 3000만원까지 5년간 빌려주는 형태다.

지원 규모는 8000억원이다. 신청·접수는 초기 혼잡을 방지하고 소상공인의 불편함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1월부터 3월까지 3회차에 나눠 받고 있다. 1회차에 4000억원, 2회차 2000억원, 3회차에 2000억원을 공급한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