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99% "난방비 부담 커"…목욕탕 등 매출감소 '직격탄'

욕탕업 등 일부 업종, 난방비 비중이 50% 이상
에너지 바우처 등 정책 지원 절실하지만 소상공인 '제외'

27일 서울의 한 목욕탕에서 가스비 인상 여파 등으로 사우나가 운영되지 않고 있다. 2023.1.27/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소상공인 99%가 난방비 인상으로 경제적 부담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침체로 매출은 감소세지만 가스 등 공공요금이 가파르게 오른 탓이다.

이들은 난방시간과 온도를 제한하는 것 외엔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호소하며 요금 할인 및 에너지 바우처 지원 등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2일 소상공인연합회의 '난방비인상 관련 소상공인 영향 긴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사업장 운영 시 10명 중 9명(99.0%)이 난방 비용 인상에 따른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매우 부담된다'고 언급한 응답자는 전체의 80.4%를 차지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제공)

경기 침체로 매출이 급감하는 소상공인이 늘어나면서 난방비 부담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전체 응답자 중 79.2%에 달하는 소상공인이 지난해 같은달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이중 매출이 50% 넘게 감소했다 응답한 소상공인도 31%나 됐다.

반면 대부분의 영업장에서 난방비는 인상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같은달 대비 10~30% 정도 난방비가 올랐다는 응답이 40.2%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30~50% 상승했다는 응답이 31.3%로 뒤를 이었다. 50% 이상 상승했다고 말한 소상공인도 약 20.3%를 차지했다.

특히 숙박 및 욕탕업의 부담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고정지출을 제외한 운영 비용 중 난방비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가 숙박업은 37.4%, 욕탕업은 40%로 평균치인 17.1%를 웃돌았다.

지난해 대비 50% 이상 난방비가 상승했다는 응답은 숙박업 38.8%, 욕탕업 40%로 평균치인 20.3%의 2배에 달했다.

난방요금이 급등했지만 소상공인들은 별다른 해결책이 없는 상태다. 소상공인 10명 중 4명은 난방시간과 온도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난방비를 아끼고 있다고 답했다. 35.8%의 소상공인은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응답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제공)

가장 필요한 난방비 정책으로 절반 이상(51.7%)의 소상공인은 난방비 요금 할인을 꼽았다. 긴급 소상공인 에너지 바우처 지원(35.7%), 에너지 취약계층에 소상공인을 포함(9.8%) 등이 뒤를 이었다.

현재 정부는 에너지 바우처, 가스요금 할인폭 확대 등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난방비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소상공인은 제외된 상태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에너지 비용 현실화에 따른 비용 상승분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에 따른 매출 감소는 경제적 악순환으로 연결된다"며 소상공인 난방 부담 관련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이어 "코로나19 때 도시가스 요금납부 유예를 지원한 것처럼 현 상황에서도 긴급 에너지 바우처 등을 편성해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난방비인상 관련 소상공인 영향 긴급 실태조사는 1월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전국 소상공인 1811명을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 방식으로 실시됐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