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별천지'된 컴업 2022…"故김자옥이 노래하고, 강원래가 춤춘다"

프리IPO부터 '루키'까지 모였다…'벤처스타즈' 투자자들로 북새통
"글로벌 투자자들과의 만남, 돈으로 환산 못해"

9일 서울 중구 DDP에서 열린 컴업의 레티널 부스에서 시민이 스마트글래스를 체험하고 있다.ⓒ News1 신윤하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8년 전 세상을 떠난 고(故) 김자옥이 무대에서 남편과 노래를 부르고, 클론의 강원래가 22년만에 휠체어에서 일어나 춤을 춘다. 각자의 못다 이룬 꿈들이 메타버스 아바타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9일 서울 중구 DDP에서 열린 '컴업 2022'에 설치된 갤럭시코퍼레이션의 부스 풍경이다. 유명 연예인을 재현한 메타버스 아바타 '아바드림'이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에 국내외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국내 최대 스타트업 행사인 '컴업 2022'가 이날 열렸다. 올해부터 민간주도형 방식으로 전환된 컴업은 미국, 독일, 이탈리아, 베트남, 영국 등 19개국 250여명이 참여해 북새통을 이뤘다.

◇"유망 스타트업 모두 여기에"…프리IPO부터 시리즈A까지 모였다

이날 컴업에서는 스타트업 생태계 현황을 다루는 콘퍼런스와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전략), 부대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특히 눈길을 끈 건 '컴업스타즈 부스'였다. 컴업스타즈는 컴업이 매년 선발하는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를 이끌 유망 스타트업이다. 올해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컴업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되면서 선발 및 육성 등을 담당했다.

투자유치액 10억원 이상, 500억원 미만의 '로켓리그' 컴업스타즈 부스에서는 시리즈A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부터 프리IPO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까지 40개사가 투자자를 맞고 있었다.

프리 IPO 단계의 갤럭시코퍼레이션은 24인의 연예인 메타버스 아바타를 제작하고 모션캡쳐를 통해 아바타 안무를 구현했다. '아바드림'이라고 불리는 메타버스 아바타를 통해 고 김성재, 김자옥, 서지원의 목소리를 복원해 음원을 제작했다.

조영린 갤럭시코퍼레이션 글로벌전략본부장은 "현재 소유한 200여개 IP에서 모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서 데이터 산업과 테크, 커머스 쪽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며 "갤럭시 유니버스라는 플랫폼에서 IP가 쇼핑이 가능하게끔 커머스 분야에도 진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은 내년 매출이 400억~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누적 투자액은 500억원에 이른다.

9일 컴업 '우주라컴퍼니' 부스에서 캣모스가 시연되는 모습ⓒ News1신윤하 기자

◇투자자들 발길 이어져…루키부터 로켓까지 '함박 웃음'

갤럭시코퍼레이션을 나서자 각종 미디어 콘텐츠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AR(증강현실) 글라스를 쓰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레티널은 AR 스마트글래스에 활용되는 핀 미러 광학계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쉽게 말하자면, AR 소프트웨어가 실제 구현되는 하드웨어를 개발·제작하는 것이다. 레티널의 스마트 글래스를 쓰면 동영상, 사진, 3D 등 AR 콘텐츠를 실감나게 즐길 수 있다.

정진호 레티널 상무는 "현재 AR 소프트웨어의 발전 수준이 매우 높지만, 소프트웨어를 실제로 구현할 하드웨어 디바이스는 그만큼 발전하지 못했다"며 "레티널이 2016년 창업된 후 2019년 시리즈B 투자를 받고 생산 시설을 갖췄다. 올해는 해외 수출을 시작해 시리즈C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레티널은 올해 매출인 20억원의 10배 이상을 내년에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유치액 10억원 미만의 '루키리그' 부스에서도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반려동물용 질병예측 기술을 개발한 '우주라컴퍼니'에는 반료동물 업계에 있는 해외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우주라컴퍼니는 동물행동학과 AIoT에 기반해 반려동물의 질병을 예측하는 '캣모스'를 개발했다.

심용주 우주라컴퍼니 CEO는 "반려동물의 활동량 등을 기반으로 오늘의 활동이 적당했는지 확인하고, 필요하면 반려인에게 경고를 던지기도 한다"며 "단순히 디바이스를 많이 파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시간별 행동을 기록한 데이터와 병원 방문 후 비용·진단 내용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금융시장에 진출하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9일 서울 중구 DDP에서 열린 컴업의 '우주라컴퍼니' 부스에서 해외 투자자들이 기업 설명을 듣고 있다.ⓒ News1 신윤하 기자

◇"국내외 투자자 만남의 장 되길…컴업,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

이날 컴업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은 이번 행사가 국내외 투자자와 만남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조영린 갤럭시코퍼레이션 글로벌전략본부장은 "단기 목표가 글로벌 지사를 설립해 슈퍼 IP를 확보하고 고수익을 창출한 뒤 커머스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글로벌 진출"이라며 "한국 스타트업으로서 해외 투자를 받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데, 컴업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많이 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진호 레티널 상무는 "레티널이 CES 등을 통해 회사를 알린 만큼 해외에서는 나름 유명하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인지도가 낮다"며 "많은 투자자들에게 이런 업계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알리는 것에도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심용주 우주라컴퍼니 CEO는 "반려동물 업계의 해외 파트너들이 기업 설명을 듣고 같이 협업하는 것도 재밌겠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갔다"며 "해외 투자자들, 스타트업과의 네트워킹의 장을 마련해준 건 정말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라고 말했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