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정원 개인전 '합(合):CONFLUENCE' 展, 서정아트 강남서 27일 열려

웹포스터(서정아트 제공)
웹포스터(서정아트 제공)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작가 피정원의 개인전이 서정아트 강남관에서 27일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서정아트에서 선보이는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으로, ‘Untitled’ 시리즈의 근간이 되는 ‘After Image’(2017-)에서 출발하여 확장된 현재의 ‘Untitled : Black Path’까지 이어지는 서사를 풀어낸다.

작가가 마주한 유학 시절 강하게 자리 잡은 개인적인 기억들은 2017년부터 ‘After Image’ 시리즈로부터 시작된다. 한국에 대한 향수와 작가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먹에 서양의 재료인 블랙 젯소를 섞은 바탕 위에 어린 유학생 시절의 기억을 차곡차곡 쌓았고, 독립적인 개별 이미지들은 캔버스 위 추상적 화면에 기록되었다.

2020년부터 독립된 기억들은 한 덩어리로 번안된 ‘Untitled: Black Path’ 연작으로 연결된다. 시멘트와 갈퀴드 오일이 만들어낸 검은 바탕 위의 균열들이 시각적으로 극대화되어 하나의 화면을 풍성하게 채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단순히 캔버스의 추상 회화를 본다는 의미를 넘어 본인이 경험한 감정과 기억을 함께 공감하고, 상상할 수 있는 추상적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고민의 결실로 ‘Untitled : Black Path’의 대형 연작 시리즈를 선보인다. 작가가 최초로 시각적 모티브를 얻은 동굴의 이미지를 어두운 공간 안에 설치해 압도되는 분위기 속에서 그의 작업 세계 안팎을 면밀히 느낄 수 있도록 이끌며, 완전한 추상으로의 여정을 떠나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그 방향성을 제시한다.

오랜 시간이 담겨있는 동굴 속 커다란 벽화처럼 작가는 시간의 서사를 기록하듯 그가 겪어온 순간들에 대한 정제시킨 감정과 기억을 캔버스에 옮겼다. 큰 화면 위에 기록된 두터운 마티에르는 거친 터치와 어두운 색감으로 정형화 되지 않은 여러 겹의 레이어로 나타나며, 그 위에 생성된 강렬한 균열이 하나의 이미지로 형성돼 합해진다.

전시장 1층 한 켠에는 작가의 낙서, 드로잉, 스케치 등 작업 전반의 과정을 살펴 볼 수 있는 아카이브 작업실을 구현했다.

27일 오후 5시 별도의 오픈식 행사를 마련한 이번 전시는 12월 9일까지 이어진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 휴게시간은 12시30분~13시30분이며, 공휴일은 휴관한다.

haezung22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