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전기·가스 요금까지 올라"…자영업자들 한숨만

[공공요금 조정 下]공공재 가격 인상 "물가상승 부추긴다" 우려
배추·무 등 안오른 게 없는 식자재 가격 "이러다 문 닫을 판"

30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10월부터 전기 및 도시가스 요금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30일 서울 시내 주택가에 설치된 가스 계량기의 모습.(뉴스1DB)ⓒ News1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하루가 멀다 하고 오른다고 하니 막막합니다."

전기와 도시가스 요금이 한꺼번에 오르면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연료비 폭등에 따른 예고된 조치지만 공공요금 인상이 고물가 추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정부는 30일 4분기부터 ㎾h당 전기요금을 7.4원 인상하는 내용의 조정안을 발표했다. 민수용(주택·일반용) 도시가스 요금은 메가줄(MJ)당 2.7원 인상한다.

전기 및 가스요금은 7월에도 인상된 바 있다. 당시 민수용(주택용·일반용) 도시가스 요금은 이 메가줄(MJ)당 1.11원, 전기요금은 1kWh당 5원이 올랐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3개월만에 공공요금 인상이 이뤄지면서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날이 추워지면 온열기기 등 사용이 늘어나는데 전기요금 부담이 급격하게 늘어날 수 있다.

PC방 등 전기사용량이 많은 업종은 타격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한 PC방 업주는 "한달 전기요금이 못해도 200만∼300만원 나오는데 요금이 인상되면 부담이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겨울이 되면 가스와 전기를 사용하는 온열기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필수공공재인 전기요금 인상이 다른 물가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 집계 결과 이달 14일 기준 배추 10㎏의 도매가격은 3만4240원으로 전년 1만4368원 대비 2.4배 올랐다. 무 20㎏의 도매가격은 3만1180원으로 전년 동기(1만864원) 대비 3배 가까이 뛰었다.

가을배추가 재배돼 풀리는 10월 가격이 안정될 여지가 있긴 하지만 이미 가격은 오를 대로 오른 상태다. 돼지, 닭고기 등 식자재 가격인상폭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이들 식자재는 음식점 등 업종에서 활용된다. 전기 및 가스요금 인상에 식자재 오름세가 더해지면 음식값 등 인상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천연가스 공급원인 러시아를 중심으로 무력 충돌 움직임이 더 거세지면서 차후 공공요금 인상이 다시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공공재 요금의 추가 인상을 걱정하는 배경이다.

명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식자재는 물론 전기·도시가스 요금까지 올라 영업환경은 악화됐는데 금리부담은 오히려 커졌다"며 "여기저기서 월세를 내지 못해 문을 닫아야 한다는 소리가 들린다"고 토로했다.

haezung22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