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소진공, 대전 유성구로 청사 이전…원도심 '고사' 졸속행정 지적도
신세계百 옆 엑스포타워에 새 둥지 "의사 결정 중"
중구 상인들 "신세계 살리러 가냐…상권 붕괴" 우려
- 이민주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소상공인진흥공단이 대전 유성구 엑스포타워로 본사 이전 방안을 추진한다.
소상공인의 대변인인 소진공이 '원도심'을 버리고 신도심으로 떠나는 것과 관련해 전 대전시장이었던 박성효 이사장이 정치활동을 염두에 두고 졸속 이전에 나선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소진공은 대전 유성구 소재 엑스포 타워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엑스포타워는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백화점 동 옆에 위치한 건물로 신세계그룹과 계룡건설이 컨소시엄으로 지은 건물이다. 대전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현재 신세계에서 운영하는 호텔 오노마, 스타벅스 외 신한은행, 더 아트스페이스 193 등이 입점해 있다.
소진공은 이 타워 오피스 층인 8~22층 입주를 검토 중이다. 현재 이 건물 10층~14층이 공실이다. 한 개층 면적은 약 958㎡, 전체 층 임대시 비용은 월 3000만원(임대료, 관리비) 수준이다. 보증금은 1억원 이상이다.
소진공은 그간 꾸준히 본부 이전을 추진해왔다. 박 이사장은 직원 근무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며 대전과 세종 등 지역으로의 청사 이전을 검토해왔다. 박 이사장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1위 과제로 근무환경 개선을 낙점했다"며 "토지여건 등을 잘 고려해서 가장 좋은 조건, 방향으로 연말까지 결론을 내겠다"고 말한 바 있다.
갑작스러운 소진공 이전 소식에 소상공인들은 소진공이 '원도심'을 버리고 신도심으로 떠나면 상권이 무너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박 이사장이 대전시장으로 역임하던 당시 원도심 재생을 통한 소상공인 경기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과 상반된 행보라는 지적도 있다.
대전 중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A씨는 "소진공 직원만 400명이 넘고 이들을 바라보고 들어온 식당이나 카페들이 많은데 빠져나가버리면 다 망하게 된다"며 "소상공인을 살리겠다는 소진공이 왜 신도심에 들어가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소진공 근본 취지에 역행하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전 대전시장이었던 박성효 이사장이 '표심 챙기기'를 위해 졸속 이전에 나선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 이사장은 제9대 대전시장 출신으로 제19대 때는 대전 대덕구 국회의원(새누리당), 자유한국당 대전광역시당 당협위원장(유성구 갑)을 지냈다. 올해 6·1 지방선거에도 대전시장 예비후보로 나섰으나 막판에 불출마 선언을 하고 7월 소진공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엑스포 타워는 지역구로 구분했을 때 유성구 을에 입지했으나 결국 같은 유성구다.
자영업자 B씨는 "현재 있는 곳보다 임대료가 수배는 비쌀텐데 예산이나 있는지 모르겠다"며 "막무가내로 이전을 추진하는 이유가 정치인 출신이라 그런 것은 아닌가 의심이 된다. 이후 정치활동을 위한 포석 내지는 표심 잡기를 위한 졸속 이전으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소진공은 현재 최종 의사결정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표심 챙기기' 논란은 "사실 무근"이라고 설명했다.
박성효 이사장은 엑스포타워 입주와 관련해 "의견을 모으고 있고 이주 안에 결정을 내리려 한다"며 "(입주하려는 건물이) 예전 지역구에 있는 것도 아니고 해당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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