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공장' 세일즈 나선 박영선, 태국장관 "어떻게 하면 되나요?"
(종합)[한-아세안 회의]협동로봇·수소차에도 관심
박영선 '아세안 스타트업 기구 추진'…협의체부터 창설하기로
- 진희정 기자
(서울=뉴스1) 진희정 기자 = "스마트공장을 태국에 도입하려면 어떻게 하면 됩니까, 또 스마트공장 구축 비용도 궁금합니다. 실업률이 높아지지는 않나요? 해결책은요?"
스마트공장에 반한 쑤빗 메씬세 태국 교육과학연구혁신부 장관의 말이다. 메씬세 장관은 중국보다 앞선 한국의 기술을 이용한 스마트공장을 태국에 적용해보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25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부대행사로 열린 '한-아세안 스타트업 엑스포, ComeUp(컴업)' 개막식에 참석한 후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안내로 '중소기업존'을 둘러봤다.
"정부가 매칭 펀드로 연결해 주고 있습니다. 근로자를 교육해 스마트공장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점검자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자동화 기기가 제대로 돌아가는지를 점검하는 일은 그 일을 해본 사람만이 할 수 있기 때문이죠. 또 생산성이 올라가 고용이 더 늘어납니다."
박 장관의 답변이다. '스마트공장', 'K뷰티' 전도사로 불리는 박 장관이 일정에 없었지만 메씬세 장관과 함께 전시관을 둘러봤다. 박 장관은 특유의 친화력과 순발력으로 매신찌 장관을 '한국형 스마트공장'의 매력에 푹 빠지게 했다.
태국은 아세안 의장국으로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신남방정책의 가장 중요한 협력 파트너다. 메씬세 장관은 이날 스마트공장에 관심을 높이며 박 장관에게 집중적으로 질문을 쏟아냈다.
4G기술인지, 5G가 기반인지를 먼저 확인한 곳이 바로 '텔스타홈멜'의 '디지털 트윈 시스템'(Digital Twin System) 존이다. KT의 5G기술을 통해 공장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넘어 가상환경에서 실제 공장을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부산 전시장에서 텔스타 공장과 실시간으로 연동해 원격 제어할 수 있는 모습에 태국 장관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메씬세 장관은 "태국에 (텔스타홈멜)이 진출해 있느냐, 공장을 도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며, 비용은 얼마인지 궁금하다"면서 "스마트공장이 늘어나면 실업률 해결은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다"고 궁금해 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정부가 금액을 지원해는 매칭 펀드가 있다"면서 "스마트공장이 늘면 인력이 줄지 않을까 걱정하는데 오히려 생산성이 더 향상되고 불량률은 떨어지며 고용이 더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공장에 이어 협동로봇 현장도 찾았다. 사람과 로봇이 협동해 작업을 진행하는 형태로, 사람의 손이 닿으면 자동으로 기계가 멈추는 안전장치가 탑재된 것도 양국 장관이 직접 체험했다.
박 장관은 스마트농장에 대해 "AI(인공지능) 농장에는 온도와 바람, 태양광을 측정하는 (사물인터넷) 기계를 달았다"며 "AI는 이러한 데이터값을 모아 바람이 이렇게 불 때, 아니면 쏟아지는 비나 햇볕의 양에 따라 무슨 영양분이 필요할지 농부에게 요청한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스마트공장 도입은 근로자를 기계가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가 편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오히려 생산성을 높여 근로자의 만족도를 높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메씬세 장관은 이날 행사를 위해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넥쏘를 배정받아 타고 다녔지만 정작 수소차인 것은 몰랐다고 한다. 이에 박 장관은 "메씬세 장관께서 타고 다닌 차량이 수소 가스를 연료로 활용하는 수소전기자동차"라고 설명했고, 관심을 보인 메씬세 장관이 "수소 탱크를 보고 싶다"고 해 박 장관이 직접 탱크를 열어 보여주기도 했다.
메씬세 장관은 박 장관에게 실제로 판매하는 자동차인지, 수출을 하는지, 한 번 완전 충전 후 얼큼 달릴 수 있는지, 수소 충전소는 얼마나 보급돼 있는지를 물었다. 한 번 충전에 600㎞를 간다는 박 장관의 답변에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한편 중기부가 주관한 컴업 엑스포 개막식은 한-아세안 스타트업, 유니콘, 투자자 및 정부 관계자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행사는 이날 개막식을 시작으로 26일까지 △한-아세안 스타트업 콘퍼런스 △스타트업 IR피칭 △스타트업 서밋 등 다양한 교류·협력 행사로 진행됐다.
중기부는 이날 '한-아세안 스타트업 협의체' 구성에도 합의했다. 한-아세안 스타트업 협의체는 한국과 아세안 국가의 스타트업 기업이 상호 협력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협의체의 첫 회의는 오는 29일 캄보디아에서 열린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기부 김영환 정책실장을 단장으로 다양한 지원기관 관계자가 대표단을 구성해 참석한다. 첫 회의에서 참여국들은 단기, 중기, 장기 스타트업 관련 협력방안을 논의하며, 우리나라 대표단은 아세안 국가들에 내년에 함께 추진할 사업 등을 제안할 계획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한아세안 스타트업 협의체(스타트업 기구의 전단계) 구성에 합의했다"면서 "캄보디아에서 1차 회의를 열 예정이다"고 말했다.
전날 박영선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아세안 스타트업 기구를 만들자 제의를 했었고, 주도는 한국이 해야 하지 않느냐고 이야기했었다"며 "10개국 중에 6개국은 찬성하는데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은 왜 한국이 주도하냐고 부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특히 싱가포르는 자기들이 주도하겠다고 했는데, 결국 싸우지 말고 연대하자고 정리가됐다"며 "올해는 파트너십 구축하는 것으로 하고, 내년에 APEC이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데 그때 다시 이야기해 보자까지 됐다"고 덧붙였다.
hj_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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