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항생제 없이 상처 치유하는 기술 개발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연구팀…금속유기구조체 활용

허찬영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최경민 숙명여대 교수(왼쪽부터)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으로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는 '슈퍼 박테리아' 발생 비율이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 의료진이 항생제 없이 피부 상처를 빠르게 치유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허찬영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교수팀(남선영 연구교수·숙명여대 최경민 교수)이 금속유기구조체(MOF)를 활용해 항생제 없이 피부 상처를 빠르게 치유하는 원천기술을 고안하고 그 효과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피부에 바르는 국소항생제(연고)나 경구용 알약, 주사 등 다양한 형태의 항생제가 오남용 문제에 직면해 있는데, 이 중 국소항생제의 경우 일반인이 쉽게 구비할 수 있어 자연히 아물 작은 상처에도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 의료기관조차도 피부 조직검사, 단순 절제술 등 감염 위험이 낮은 상황에서도 국소항생제를 대부분 사용할 정도로 경각심이 낮은 실정이다.

이에 연구팀은 기체, 분자 등의 저장과 분리에 주로 응용되는 MOF를 활용해 상처 치유를 방해하는 주요 염증 매개체의 양을 조절해 항생제 없이 피부 상처를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동물실험 결과 연구팀은 생체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적용 가능한 '지르코늄 금속유기구조체(Zr-MOF)'를 통해 산소 종(ROS), 질산 산화물(NO), 사이토카인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상처 치료 효능이 두 배 가량 향상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인체적용 가능한 치료제 개발까지 이어진다면,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항생제 내성균 억제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했다.

허찬영 교수는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국소항생제 오남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라며 "과발현 물질을 제거하는 원리기 때문에 비슷한 접근이 필요한 다른 치료에도 확장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독일 와일리(Wiley) 출판사에서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티리얼즈(Advanced Healthcare Materials, IF=10.0)'에 게재됐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