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생존율 100.1%?…국립암센터장 "과잉진단 안타깝고 당혹"

발생률 3년째 1위…"불필요한 진단에 환자들도 고통" 호소

13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병원 로비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3.7.13/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갑상선암이 최근 3년간 발생률 1위 암이면서 진단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이 100.1%로 기록된 데 대해 국립암센터 원장이 "안타깝다. 당혹스럽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는 암에 걸리지 않은 일반인(100%)보다 갑상선암 환자의 생존율이 더 높다는 의미고 과잉진료를 의심해 볼 대목이라는 주장이다. 건강검진을 부추기는 관행을 바로잡을 때라는 지적이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갑상선암 과잉진단을 안타까워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보건복지부와 암센터는 최근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를 통해 인구 10만명당 갑상선암의 발생률을 68.6명이라고 발표했다.

그 뒤를 대장암(61.9명), 폐암(59.3명), 유방암(55.7명) 등이 이어갔다. 갑상선암 발생률은 지난 2012년 94.3명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서 원장은 "갑상선암이 3년 연속 발생(률) 1등인데 무척 큰 당혹감을 안겨준다"고 밝혔다.

갑상선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이 꾸준히 100% 전후를 기록할 만큼 높았기 때문이다. 서 원장은 "상대 생존율은 해당 암 환자의 전체 인구 대비 생존 비율"이라며 "100%를 넘으면 암 환자가 일반인보다 많이 생존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2014년 일부 의사들은 '갑상선암 과다진단 저지를 위한 의사연대'를 꾸려 민간 건강검진이 갑상선암을 과잉진단하며 환자들을 쏟아낸다는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꾸준히 증가하던 발생률은 과잉진단 문제가 사회 논란으로 불거지면서 2015년 51.4명까지 내려왔다.

그러다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2019년 60.8명으로 1위를 탈환했다. 이후 2021년 68.6명을 기록하며 3년째 발생률이 가장 높은 암이 됐고 5년 생존율이 100.1%인 점에 대해 서 원장은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찾아내 진단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서 원장이 언급하기를 국립암센터는 2015년 국가암검진 가이드라인을 내 증상이 없는 국민은 갑상선암 검진을 할 필요없다고 발표했으며, 미국 보건복지부는 무증상인 경우 해로움이 이득보다 크기 때문에 갑상선암 검진을 받지 말 것을 권고했다.

서 원장은 "의료기관에서 민간 검진 항목에 갑상선암 진단을 근거없이 끼워 넣었고 암을 걱정하는 국민이 자기 돈으로 불필요한 검진을 받고 있다"며 "불필요한 진단을 받은 환자들의 일부 또는 상당수가 치료로 의료비가 낭비되고 고통을 받는다"고 비판했다.

서 원장은 "이제는 국민이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 암센터가 정보를 널리 알릴 책무가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갑상선암은 갑상선에 생긴 혹(결절) 중 악성인 경우를 말한다. 갑상선에 혹(결절)이 만져져서 검사를 하는 경우 약 5%가 암으로 진단된다.

서 원장은 "이미 세계보건기구(WHO)도 한국 갑상선암의 90%는 과잉 진단이라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며 "물론 모든 갑상선암이 안전한 것은 아니고 일부는 사망에 이른다. 소수의 환자는 적극 치료가 필요하지만, 대다수 환자는 진단부터 불필요하다"고 설명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