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진료 확대로 플랫폼 이용 10배 증가"…'약 수령 불편' 급부상
닥터나우, 1주 전 일평균 190건에서 주말 이틀 4000건 접수
약배송 어렵다는 한계점…의약계 반발, 제도화 논의 하세월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지난 15일부터 비대면진료 허용 범위가 대폭 확대되며 이용자가 급증했지만 약을 받는 일은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비대면진료로는 정확한 진단과 처방에 한계가 있다는 의사·약사단체 반발도 거센 데다 제도화 논의는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18일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보완 방안' 시행에 따라 참여 의료기관·이용자 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랫폼 업계 1위로 꼽히는 닥터나우는 보완방안 시행 직후인 16~17일 이틀 동안 약 4000건이 넘는 비대면진료가 접수됐다고 18일 밝혔다. 직전 주(3~9일) 요청건수가 일 평균 190건이었던 데 비해 10배 넘는 규모다.
닥터나우를 이용한 대상군은 △야간과 휴일 이용자(89.9%) △의료취약지(6.37%) △재진환자(18.3%) 순이었다. 닥터나우는 "병의원 방문이 어려운 이들이 비대면진료를 이용했다. 최근 인플루엔자 유행과 추운 날씨로 인해 수요가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플랫폼 '올라케어'를 운영하는 블루앤트 관계자 역시 "15~16일 이틀간 평균 이용자가 최근 3개월(9~11월) 평균치보다 925% 이상 늘었다"며 "호흡기와 감기, 몸살로 인한 진료가 전체의 약 40%를 차지했다"고 소개했다.
복지부는 평일 초진 허용 대상 지역을 섬·벽지에서 '응급의료 취약지'(98개 시·군·구)를 추가했다. 아울러 6개월 이내 대면진료 경험이 있고, 다니던 의료기관 의사가 안전하다고 판단하면 어떤 질환이든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주말을 포함한 휴일과 야간, 초진으로서 비대면진료는 18세 미만 소아·청소년 대상 상담만 가능했지만, 나이와 무관하게 누구나 약 처방도 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문을 연 약국을 찾아가 약을 받아야 한다.
실제로 환자들은 휴일과 야간, 처방전을 팩스나 전산으로 접수하는 약국을 찾기 힘들어했다. 휴일과 야간에 운영하는 것으로 등록된 약국들이 운영하지 않거나 운영 중이더라도 약 재고가 없는 경우도 있었다.
닥터나우는 "이용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대상군에게 약 배송은 불가능했다. 병의원 방문이 어려워 비대면진료를 이용했으나 이후 약국 방문이 어렵다는 의견들이 (고객센터에) 접수됐다"며 "'처방전 받아놓고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의견이 잇따른다"고 토로했다.
올라케어에도 △약 수령 가능한 약국이 멀다 △인근 약국에 갔으나 대체조제가 안 돼 약을 지을 수 없다는 등 '약 배송'과 관련한 불만이 이틀 동안 고객센터 접수 내역의 약 35%를 차지했다.
플랫폼 업계로 접수되는 이용자들의 불편, 불만과 달리 동네 의원·약국을 운영 중인 의·약사단체는 비대면진료 철회는 물론 참여 거부를 시사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로는 환자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제도화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회에는 비대면진료를 제도화하는 법안이 5건 계류돼 있다. 그러나 의약계 반대 때문에 사실상 21대 국회 임기 내에 처리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복지부 관계자는 뉴스1에 "이제 일상적인 의료체계에서 국민이 상시 안전하게 비대면진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다듬어가야 하는 시점"이라며 "정부는 제도화에 대비해 시범사업을 통해 적절한 모형을 개발하고 실시 근거를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특히 일부 의사단체가 회원들을 상대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불참을 대놓고 요구하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실상 부당한 제한행위에 해당해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해 법 위반 판단 시 시정명령, 과징금, 고발 등 엄중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별 의료기관은 환자 수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비대면진료 실시 결정을 할 수 있다. 대면진료 요구권을 명시해 의사 판단에 따라 비대면진료가 부적합한 개별 사례에 대해 그 위험성을 회피할 수단 또한 마련돼 있다"고 전했다.
복지부는 비대면진료가 대면진료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는 '보조수단'이라며 "휴일‧야간 시간대에 안전하게 비대면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비대면진료 이력까지 관리되고, 대면진료 전환이 용이한 지역 내 의료기관에서 하라"고 권장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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