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식욕억제제 오남용 폭발적, 관리는 허술…여야 '질타'

[국감초점]마약류 처방 1위 의원, 지난해 환자 수만 3만명
"동물병원, '나비약' 납품받아…1008정 중 875정 사라져"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식약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1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천선휴 강승지 기자 =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마약류 의약품 오남용과 관리부실을 두고 여야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지난해 의료용 마약류 처방 상위 30곳을 보면 의원급 의료기관이 빅5 병원보다 마약류 처방을 많이 했다"며 "더 기가 막힌 건 식욕억제제 1186만건을 처방하면서 다른 마약류 1030만개도 함께 처방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강력한 단속 및 대책 마련 중인데 식약처도 눈치보지 말고 강력한 대책과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 의원에 따르면 마약류 처방 1위 병원은 대구 달서구에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지난해 환자 수만 3만1804명에 달했다. 이 병원은 식욕억제제 처방도 1위였다.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마약류 식욕억제제 온라인 판매 적발 현황'을 통해 마약류 식욕억제제 온라인 판매 적발 건수는 2019년에는 4건, 2020년 1건에 불과했지만 2021년 181건, 2022년 807건으로 폭증했다고 밝혔다.

특히 마약이 가장 많이 거래된 곳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총 적발 건수의 90%(1226건)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일반 쇼핑몰 8%(118건), 카페/블로그 0.9%(13건)로 집계됐다.

서 의원에 따르면 마약류 식욕억제제는 지난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611만명 이상의 환자에게 11억3827만개 넘게 처방됐다. 지난해의 경우 펜디메트라진, 펜터민, 암페프라몬, 마진돌 등의 순서로 처방량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식약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1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동물병원에서 식욕억제제 등 마약류를 불법적으로 납품·처방받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나비약이라고 불리는 마약류 식욕억제제가 동물병원에 납품되거나 처방되고 있다"며 "물론 동물도 비만이 있을 수 있으니 법적으로 사용할 수는 있지만 동물병원에서 해당 마약을 사용할 때는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하고 식약처는 이에 따른 전수조사 등으로 관리가 되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8곳의 동물병원에서 총 1008정의 식욕억제제를 납품받았는데 그 중 875정이 사라졌다. 식욕억제제를 납품받은 경북 소재 동물병원이 폐업하고, (이 병원이) 김천에서 개업하면서 3740개 프로포폴이 사라지기도 했다"며 "마약 처방 및 재고 현황의 최종 관리는 식약처에 있지만, 식약처는 행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동물병원에서 마약류 재고 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다"며 "2020년에 동물병원에 마약류가 193만900개, 2022년에 276만893개 공급되고 프로포폴도 20222년에 11만5000개 공급됐다"고 했다. 이어 "식약처가 점검을 했는데 위반율이 78.4%에 달했다. 이건 대놓고 위반을 한다고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오유경 식약처장은 "동물병원에 대해서 특별점검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동물병원 의사들에게도 본인이 처방하는 마약이 어떤 수준인지 분석하는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