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신약 개발…의약품 '콜드체인' 시장도 뜬다

전 세계 시장 규모 27조원…2027년은 32조원 예상
국내 물류기업, 국내외로 사업확장…인수합병·품질인증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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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신약 개발이 활발해짐에 따라, 바이오 의약품을 배송하는 콜드체인 서비스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국내 바이오의약품 콜드체인을 담당하는 업들은 인수합병을 하거나 시설 구축을 통해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콜드체인이란 바이오의약품 등 온도에 따라 손상되기 쉬운 물품을 생산단계에서부터 소비단계까지 저온상태로 전달하는 유통망을 뜻한다. 초저온 유지 물류센터부터 이동식 냉장고와 냉동고 등도 포함된다.

알약 형태로 된 화학합성 의약품은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다. 그러나 백신과 바이오의약품은 종류에 따라 냉장 또는 냉동 보관이 필요하다. 특히 최근에는 -80도 이하의 냉동 유통 체계를 필요로 하는 코로나19 백신 등 신약이 대거 등장하면서 시장이 급성장했다.

23일 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글로벌 보건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 콜드체인 서비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204억 달러(27조 3258억원)에 달한다. 진흥원은 오는 2027년에는 244억 달러(32조 6838억)까지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흥원은 "최근 의약품 및 치료 기술 혁신이 이루어지면서 바이오의약품은 전 세계 제약시장에서 지출 규모를 증가시키는 주요 원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신약 연구개발과 바이오 의약품 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바이오 의약품 콜드체인 서비스 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바이오 제품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약 R&D(연구개발) 콜드체인 서비스 시장 규모는 올해 약 34억 달러(4조 5543억원)로 전체 시장의 15.7%를 차지한다. 진흥원은 향후 5년 42억 달러(5조 6259억원) 까지, 시장 점유율이 17.1%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표적인 바이오의약품 콜드체인 기업은 미국의 마켄, 스위스의 스카이셀, 프랑스의 지오디스 등이다. 국내 물류기업들은 바이오의약품 콜드체인 시장에서 후발주자에 속한다.

최근 국내 물류기업들도 기업들 간 인수합병, 품질 인증, 조직 확대 등을 통해 국내외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등을 보관·유통하는 기업인 HLB테라퓨틱스는 지난 6월 콜드체인 전문기업 '에스제이팜'을 인수했다. HLB테라퓨틱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제주지역을 포함한 전국 콜드체인 유통망을 구축하고,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통해 안전한 운송 시스템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 7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로부터 '의약품 항공 운송 서비스 품질 인증'인 'CEIV Pharma'(Center of Excellence for Independent Validators Pharma)를 취득해 의약품 물류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LX판토스는 지난해 헬스케어 영업조직을 만들고, 국내외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LX판토스는 오는 10월 글로벌 제약부문 전시회 CPHI에 부스를 꾸리고, 영업망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회사는 국내 물류기업 중 유일하게 IATA로부터 의약품 항공운송 품질인증과 '신설화물 항공운송 품질 인증'을 모두 받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신약 연구개발 과정에 안전성 요건이 점점 강화되고 있는만큼, 의약품 운송 과정에서도 온도 관리 능력, 종합 솔루션 능력 등 높은 요구 조건을 맞출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콜드체인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긴 시간과 큰 비용이 소요된다"면서도 "코로나19 펜데믹 여파로 인해 콜드체인 유통 시장의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패키징, 라벨링 등을 임상 전 과정과 관련된 공급망 관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기업별 맞춤형 솔루션과 고도의 전문성을 갖춰 (이미 진출한 기업과 다른)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