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고순도 산소로 화상치료'…'고압산소치료센터' 어떤 곳?

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 '고압산소치료센터' 도입
고압산소치료, 화상 조직 재생과 상처 치유에 효과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이 최근 구축한 고압산소치료센터/(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화상이나 외상은 일상 가까이 있으면서도 한 번 발생하면 응급상황인 경우가 많아요. 환자 다수가 빈곤층이고요. 한마디로 '필수의료' 분야라 정부 지원이 필요한데 그렇다고 병원도 투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연간 1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고 있어도 들일 수밖에요."

보건복지부 지정 대학병원 중 유일한 화상전문병원이자 국내 최대 규모의 화상센터를 둔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이 연간 100억원대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고압산소치료센터'를 열어 주목을 끈다. 고압산소치료센터 도입 역시 이 병원이 국내 대학병원 중에서 최초다. 환자 치료와 병원의 연구체계 구축을 위해 결정했다는 게 허준 병원장(화상외과 전문의) 설명이다.

허 병원장은 29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한강성심병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고압산소치료 요법이 화상 환자는 물론 창상(상처), 당뇨발, 돌발성 난청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건강보험 비급여라면 병원도 도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압산소치료란 대기압(1기압)보다 높은 기압(2~4기압)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농도 100%의 고순도 산소를 흡입하는 치료법이다. 국내에서는 생소하나 미국에서는 20여년전부터 고압산소치료가 조직 재생과 상처치유 촉진에 효과적인 것을 입증해 잠수병, 외상뿐 아니라 화상치료에도 사용해 왔다.

고순도 산소로 평상시보다 많은 양의 산소를 흡입하면 세포까지 도달하는 산소량이 평상시보다 훨씬 많아진다. 세포에 도달한 산소가 세포의 재활과 성장을 촉진하고 새 혈관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준다.

고압산소치료는 몸속 세포의 활성도를 높여 손상을 회복하고 재생을 촉진하기 때문에 특정 질환 1~2개에 국한된 치료 효과가 아닌 세포 및 혈관 관련 모든 문제에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처 조직의 재생 역시 촉진하는 만큼 급성기 화상 환자에게 쓰는 게 효과적이다.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이 최근 구축한 고압산소치료센터/(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제공)

허 병원장은 "최근 미용 효과 측면으로 부각되고 질병 치료의 부수적 옵션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으나, 화상 등 창상치료에 있어서는 건강보험이 인정되고 있다"며 환자의 비용 부담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고압산소치료는 화상 상처 조직의 빠른 회복을 효과적으로 돕기 때문에 전체 치유 기간이 크게 단축된다. 드레싱만 해놓을 경우 자연치유로 4주 걸릴 상처가, 고압산소치료를 병행하면 1주로 줄어든다. 이로써 상처의 통증 등으로 인한 환자 불편감과 후유증 등도 낮출 수 있다.

병원의 고압산소치료센터는 의료용 고압산소챔버 제작업체 인터오션의 최신식 다인용 챔버 2대를 도입했다. 1대에는 13명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고, 나머지 1대에는 8명과 4명이 나눠 들어갈 수 있어 한 번에 최대 25명까지 치료할 수 있다.

1인용 챔버와 달리 의료진도 들어갈 수 있어 환자에게 위급상황이 생겼을 때 내부 의료진이 즉각 조치할 수 있다. 챔버 밖에서 응급구조사, 간호사 등 의료진이 지켜보며 실시간으로 소통해 처치에 나선다. 1회 치료 시간이 최소 1시간으로 챔버 안에서는 영상 등을 보면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허준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장(한림대학교의료원 제공)

허 병원장은 "고압산소치료는 일정 시간 동안 농도 100%의 산소를 마셨다가 일반적인 공기를 마시며 휴식하고, 기압 상태를 가압하는 형태"라며 "이 치료는 백내장 진행을 가속시킬 수 있어 백내장 환자는 받지 않는 게 좋고, 안과 질환 수술을 받은지 1년이 안 된 환자도 피하는 게 좋다"고 부연했다.

병원은 지난 7월 중순 고압산소치료센터 가동을 시작해 현재 500건 이상의 치료를 진행했다. 우선 센터를 통해 화상 등 창상 환자의 치료 기간 단축, 후유증 경감을 통한 사망률을 낮추겠다는 단기 목표를 세웠다.

앞으로 고압산소요법의 효용성을 연구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창상 중환자 등으로 치료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창상 환자의 고압산소치료 적정 치료 지침도 만들 계획이다. 허 병원장은 "화상에 특화된 다양한 연구를 하고 추후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도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