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이 방법'으로 치료하면 유두·유륜 보존할 수 있다

수술 전 항암 '흩뿌려진 암' 유두 침범 70% 감소 효과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준·안성귀·배숭준 교수팀 연구

선행항암화학요법 전후 유방 MRI에서의 비종괴성 조영 증강 변화(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유방암을 수술하기 전 항암화학요법(항암제 치료)으로 유두-유륜 복합체(복합체)를 침범한 '비종괴성 조영 증강'(흩뿌려진 암)을 소실시키면 복합체를 보존하는 절제 수술이 가능하다는 의료진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정준·안성귀·배숭준 교수팀은 2007~2022년 3월 선행 항암화학요법 후 복합체를 절제하는 유방 전절제술을 받은 유방암 환자 326명 대상 연구 결과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은 선행 항암화학요법 전후 유방 자기공명영상(MRI)에서 흩뿌려진 암의 복합체 침범 여부를 평가한 결과 선행항암화학요법 후 흩뿌려진 암 소실 여부가 유방암 수술 시 유두 절제 유무를 결정할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유방 전체를 잘라내는 전절제술 시 함께 제거된 복합체에서 병리학적인 유방암세포 침범 여부를 평가한 결과 유방암 환자 326명 중 217명(66.6%)에서 선행항암화학요법 전 유방 MRI에서 흩뿌려진 암의 복합체 침범 소견이 관찰됐다.

선행항암화학요법 후에는 217명의 환자 중 153명(70%)의 유방 MRI에서 비종괴성 조영 증강의 유두-유륜 복합체 침범 소견이 소실됐다. 그 중 4명(2.6%)에서만 병리 검사상 유방암 세포의 유두-유륜 복합체 침범이 관찰됐다.

특히 요법 이후 유방 MRI에서 흩뿌려진 암을 비롯해 유방암이 모두 사라진 31명 중에서는 병리 검사상 복합체 침범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선행항암으로 흩뿌려진 암의 복합체 침범 소견이 사라진 환자에서 복합체를 보존하는 유방 전절제술을 잔여암 걱정 없이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정준 교수는 "특히 영상 검사에서 선행항암요법으로 유방암이 완전히 사라진 경우에는 병리 검사상에서도 유방암 세포의 유두-유륜 복합체 침범소견이 없었다"며 "유두와 유륜을 보존하는 전절제술을 통해 수술 이후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방암 환자의 30~40%는 유방 전절제술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환자의 미용적 만족도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복합체를 보존하는 유방 전절제술을 많이 적용하고 있다. 다만 종양이 유두-유륜 복합체를 침범한 경우에는 유두-유륜 복합체 보존 절제술이 불가하다. 특히 유두-유륜 복합체를 침범한 암 병변은 유방 MRI에서 종괴성 병변보다는 흩뿌려진 암의 형태로 보이는 경우가 많다.

유방암 2기 이상일 경우, 수술에 앞서 암 크기를 줄이기 위해 항암화학요법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유두-유륜 복합체를 침범했던 비종괴성 조영 증강이 사라지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이 경우, 유두-유륜 복합체 보존 유방 전절제술이 가능한지는 연구된 바가 거의 없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의 정준, 안성귀, 배숭준 교수팀(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연구 결과는 영상의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레디올로지'(Radiology)에 실렸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