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장기 본 떠 만든 '바이오 아바타'로 맞춤 암치료 가능"

"오가노이드 제작…아형별 치료 가능성 확인, 유효성 검증"
세브란스병원 교수 연구팀 연구 결과…맞춤치료 계획 수립

이번 연구에 참여한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의 박준용·송시영·이희승 교수와 한대훈 간담췌외과 교수/세브란스병원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담관암은 간에서 분비된 담즙(쓸개즙)을 십이지장으로 운반하는 담관에 생기는 암이다. 국내에서는 매년 7000여명이 진단을 받고, 5년 생존율은 약 30%로 췌장암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담관암은 발생 위치에 따라 간내 담관암, 간문부 담관암, 간외 담관암으로 나뉜다. 이 중 간내 담관암은 암 크기에 따라 작은 담관형(small duct type)과 큰 담관형(large duct type)으로 아형 분류된다.

최근 담관암과 같은 치료하기 어려운 암의 치료법 개발에 '오가노이드(organoid)'가 각광받고 있다.

종양 조직을 채취하는 등 특정 장기의 기능을 본 떠 제작한 오가노이드를 통한 실험 결과는 실제 환자의 치료 결과를 대변하는 것으로 알려져 미니 장기, 바이오 아바타로도 불린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의 박준용·송시영·이희승 교수와 한대훈 간담췌외과 교수팀은 간내 담관암 환자 오가노이드 모델로 유전자 변이에 따른 아형별 맞춤형 치료법 수립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우선 오가노이드 모델을 제작해 치료법 실험 대상으로서의 유용성을 확인했다.

그 결과 연구팀이 간내 담관암 환자의 종양 조직을 채취해 제작한 오가노이드는 실제 종양 구조와 유전 특성이 유사했다. 또한 실제 간내 담관암 종양 조직에서 가능한 아형 분류까지도 할 수 있었다.

이후 연구팀은 오가노이드 아형에 따른 변이 유전자 종류와 치료제 효과를 살폈다.

그 결과 예후가 불량했던 환자 중 큰 담관형 유전자 변이를 가진 경우 작은 담관형 유전자 변이를 가진 환자에 비해 KRAS, TGFβ, ERBB2 등의 특정 유전자가 더 활성화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울러 담관암에 사용하는 대표 항암제인 젬시타빈(gemcitabine)에 대한 약물 저항성이 높다는 특징을 확인했다.

특히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찾아낸 타깃 유전자 후보 중 하나인 ZNF217 유전자 변이를 표적 치료했을 때 암 진행이 억제되는 것을 증명했다.

이희승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환자별 유전자 변이에 따른 맞춤형 치료 계획 수립이 가능해지고 나아가 약물 기전 연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7.694) 최신호에 실렸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