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방사선 치료 후 심방세동 위험 15배 상승…이유 밝혀졌다

세브란스 연구진 "선량 높을수록 심방세동 발생 위험 높아"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폐암 환자에게 항암방사선 치료를 진행할 경우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높이고 생존율에 영향을 주는 예측인자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심방세동은 심방 수축이 소실돼 불규칙하게 수축하는 상태로, 맥박이 불규칙한 부정맥의 일종이다.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윤홍인·김경환 교수와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장내과 강석민·오재원 교수 연구팀은 폐암 환자에서 항암방사선 치료 시 우심방에 위치한 동방결절에 조사되는 방사선량이 높을 경우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약 15배 증가한다고 27일 밝혔다.

국소진행성 비소세포성 폐암과 제한기 소세포성 폐암 환자는 항암치료를 위해 동시항암화학 방사선치료를 받는다. 방사선치료 기술 발달과 항암화학요법, 면역치료 기술 등이 발전하면서 항암화학 방사선치료를 받는 환자들 생존율 또한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치료 효과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치료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항암 방사선치료는 많은 양의 방사선을 암 부위에 쏘아 종양을 줄이거나 없애는 치료 방법이다. 방사선에 노출되는 부위에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폐암은 치료 중 방사선에 노출되는 심장에서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등이 유발돼 관련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그중 빈도가 높게 관찰되는 심방세동 연구는 그동안 잘 이뤄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지난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연세암병원에서 동시항암화학 방사선치료를 시행한 비소세포성 폐암 환자 321명과 소세포성 폐암 환자 239명 등 총 560명을 대상으로 각 환자의 동방결절 선량을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측정해 심방세동 발생 빈도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동방결절에 조사되는 선량이 높은 경우 선량이 낮았던 환자군과 비교해 심방세동 발생 위험도가 약 15배 높았다.

강석민 교수는 "심부전 발생 위험인자인 심방세동이 동방결절 방사선 선량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규명한 중요한 연구 성과"라고 설명했다. 윤홍인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방사선치료 가이드라인에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 종양학 학술지 '자마 온콜로지(JAMA Oncology, IF 33.016)' 최신호에 실렸다.

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