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도 공동구매?…배달앱, 사업영역 넓혀 '살길' 찾는다
[배달앱 딜레마④]책 내고 웹드라마 만드는 배달의민족
배달 품목 늘리는 요기요·새 서비스 준비하는 쿠팡이츠
- 이민주 기자,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김민석 기자 =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앱이 다양한 사업에 발을 들이며 서비스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배민은 웹툰, 음악채널 등 문화사업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으며, 요기요는 근거리 배달서비스 요마트 성공을 발판 삼아 뷰티, 반려동물용품 등 리빙·라이프 상품까지 배달 영역을 확대했다. 단건 배달로 업계 '메기'가 된 쿠팡이츠는 '배달 공구' 서비스 도입을 위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배달앱→문화 플랫폼으로…배민 콘텐츠 사업
13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문화·콘텐츠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책을 펴내고 MZ세대 놀이터인 '웹툰 플랫폼'을 만들었으며 유튜브 배티비 채널로는 크리에이터 면모도 보여준다.
배민은 7월 '이게 무슨 일이야'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했다. 광고지나 배민 역사를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일의 본질과 문화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배민은 지난 2월에도 뉴스레터 '주간배짱이'에 실린 작가들의 글을 모아 '요즘 사는 맛'이라는 책을 냈다. 푸드 다큐멘터리 매거진 '매거진F'도 정기적으로 발간한다.
배민의 웹툰 플랫폼 만화경은 지난달 출시 3년 만에 회원 수 30만 명을 돌파했다. 앱 누적 다운로드 수는 170만건이다. 만화경은 우아한형제들이 2019년 8월 론칭한 웹툰 플랫폼 서비스다. 12개 작품의 잡지 콘셉트로 시작해 현재는 계약 작가 수 160여명, 누적 작품 수는 180여개다.
배민 유튜브 '배티비'도 어느덧 구독자 3만8000여명을 거느린 채널로 성장했다. 배민은 지난 2020년 자사 유튜브 채널 이름을 배티비로 바꾸고 콘텐츠 실험소로 활용하고 있다. 단순히 광고를 배포하는 채널에서 벗어나 단편 작품을 공개한다. 지난해 첫 작품 '마라의밤'을 내놓은 뒤 10여편을 공개했으며, 최근에는 매주 금요일 웹드라마 '시간도 배달이 되나요'를 공개하고 있다.
인디 가수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음악 채널 '배민라이브'도 운영 중이다. '숨은 음악 맛집도 배달됩니다'라는 콘셉트로 다양한 인디 가수를 소개하고 있다.
◇"뷰티부터 골프용품까지" 요기요, 배달 영역 확장 '시동'
요기요는 음식 배달을 넘어 문구부터 골프용품까지 배달 서비스 영역을 '무한 확장'하고 있다.
요기요는 1일 농협홍삼 '한삼인'과 함께 건강기능식품 즉시 배달서비스를 시작했다. 서울 및 수도권 내 위치한 한삼인 매장 약 20개 매장에서 35종의 상품을 바로 받아볼 수 있다.
지난달에는 자사 즉시 장보기 서비스 '요마트'에서 즉석조리식품 메뉴를 판매하는 새 서비스 '요델리'를 론칭했다. 간식류, 안주류 등 신선델리 메뉴를 매장에서 주문 즉시 조리해 바로배송하는 서비스다.
같은달 업계 최초로 골프존과 손잡고 골프용품 배달 서비스도 시작했다. 오피스 수요를 겨냥해 복사용지나 연필과 같은 문구·사무용품을 즉시 받아보는 서비스도 내놨다.
상반기에는 육아용품 즉시 배달서비스를 시작했다. 아가방앤컴퍼니의 유아동 편집숍 '아가방갤러리'에서 판매 중인 선물용 상하내의 세트, 기저귀, 젖병, 화장품 등 30여 종의 상품에 대한 배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요기요가 논푸드 배달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는 배경은 엔데믹과 맞물린 '탈배달앱'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배달비 상승 영향으로 배달앱을 쓰지 않는 이용자가 늘어나는 추세기 때문에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단건배달 메기' 쿠팡이츠, 이번엔 '함께 주문' 서비스
단건배달로 업계 판도를 바꿔놓은 '메기' 쿠팡이츠는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달부터 일부고객을 대상으로 '친구모아 함께 주문' 서비스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친구모아 함께 주문 서비스는 복수 주문자가 한 매장에서 각자 주문하고 배달은 동일한 장소에서 받는 형태다. 주문대표가 배달 음식을 함께 주문할 친구를 모으면 배달비를 절약할 수 있다.
같은 아파트·오피스텔·빌라에 거주하는 친구나 지인, 직장동료, 친척 등이 한 매장에 각자 원하는 음식을 주문하고 이를 라이더 한 명이 아파트 입구와 같은 거점에 한꺼번에 배달하는 식이다.
배달비는 주문대표에만 부과한다. 회사로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주문할 때 메뉴 취합 부담을 줄이고 배달비까지 아끼는 방식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테스트 기간 동안 일부 고객들은 쿠팡이츠앱 메뉴주문 페이지에 뜨는 '함께주문'을 클릭해 친구·지인 등을 초대할 수 있다. 조건이 까다로워서 아직 서비스 이용자 수는 많지 않다고 알려졌다.
친구모아 함께 주문은 당근마켓의 '같이 사요' 서비스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같이사요 서비스는 저렴한 물건을 대량 구매해 이웃들이 나누는 서비스인데 배달음식을 여러 집이 함께 시켜 배달비를 아낄 수도 있다.
쿠팡이츠는 상대적으로 배달비가 비싼 '단건 배달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고객들의 부담은 줄이기 위한 서비스로 풀이된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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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단건 배달 도입땐 모두가 만족했다. 소비자들은 빠르게 음식을 접할 수 있었고, 점주와 라이더는 밀려드는 주문에 행복한 비명을 찔렀다. 배달앱은 몸집 불리기에 나서며 출혈 경쟁을 이끌었다. 하지만 집콕특수가 끝나면서 단건 배달은 '독이 든 성배'가 됐다. 늘어나는 적자에 포장 주문 수수료를 두고 '눈치싸움'까지 벌인다. 배달앱 업체, 점주, 라이더에 소비자까지 4개 주체가 참여하는 시장서 승자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