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유료회원만 900만명…한국판 '아마존 프라임' 꿈꾼다

매출 20조 넘어서 쿠팡, 유료 멤버십 강화
배송·OTT·할인 혜택 강화로 '록인 효과' 기대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이커머스 역사상 처음으로 '매출 20조'를 돌파한 쿠팡이 유료 멤버십 '와우'로 '록인 효과'를 노린다. 신규 고객 확보는 물론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고 충성 고객을 묶어두기 위한 전략이다.

실제 쿠팡 와우는 고객 유입을 위해 혜택을 매년 늘리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쿠팡플레이· 멤버십 전용 여행 할인 혜택을 추가했다. 올해도 분위기가 다르지 않다. 쿠팡 설립자인 김범석 의장은 2일 콘퍼런스콜에서 "와우 회원을 늘리고 올해 의미 있는 성장을 추진하는 기회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 와우 가입자수 900만명

4일 쿠팡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와우 멤버십 회원 수는 900만명에 이른다. 우리나라 인터넷 쇼핑 이용자수(3700만명) 4명 중 1명이 쿠팡 와우 멤버십에 가입한 셈이다. 쿠팡에 한번 이상 구매 이력이 있는 '활성 고객수'도 1800만명에 육박한다.

멤버십 고객 유입이 빨라지면서 회원이 누리는 혜택도 다양해졌다. 지난해 도입한 쿠팡플레이 무료 이용권과 멤버십 전용 여행 할인 등이 그 예다. 또 멤버십 론칭 후 고객들에 전달한 무료배송 건수만 10억건이 넘는다.

그동안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왔던 점을 강조하며 쿠팡은 유료멤버십 가격을 인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와우 멤버십 구독료는 2990원에서 4990원으로 72% 올랐다.

만약 기존 가입자에 대한 구독료까지 일괄 인상하면 쿠팡은 매달 구독료로만 약 441억원을 벌어들일 수 있다. 연간으로는 5292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구독자가 늘면 추가 수익도 기대된다. 물론 쿠팡의 누적 적자를 상쇄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다만 와우 서비스는 충성고객을 묶어두는 일종의 장치가 될 수 있다.

이를테면 멤버십 가입 고객이 와우 유료회원 전용 할인 혜택과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빠른 배송 혜택을 누리기 위해 쿠팡 웹사이트에서 상품을 구매할 확률이 높아진다. 실제 지난해 와우 회원을 포함한 쿠팡 활성고객의 1인당 구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 이상 증가한 283달러(약34만원)로 나타났다.

쿠팡이 지난해 연간 매출 22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이자 국내 e커머스 역대 최대다. 사진은 3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모습. 2022.3.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쿠팡 '한국판 아마존' 꿈꾼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전략은 미국의 유통 공룡 아마존의 구독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과 닮아있다. 아마존 프라임 역시 빠른 배송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서비스로 고객을 묶어두고 있어서다. 지난해 기준 아마존 프라임의 가입자 수는 2억명에 달한다.

아마존 프라임의 핵심은 '익일 배송'이다. 일정 구독료를 지불하면 이틀 내 상품을 무료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땅이 넓어 배송 기간이 오래 걸리는 미국에선 혁신적인 서비스로 꼽힌다. 쿠팡 역시 멤버십 회원에게 로켓배송(당일배송)과 무료 반품·로켓프레시(신석식품 배송) 등 다양한 배송 혜택을 제공하며 고객 유입을 늘렸다.

OTT 서비스 독자 콘텐츠 확보로 고객 이탈을 막고 있는 점도 비슷하다. 아마존 프라임은 미국 국민 스포츠 NFL(미식축구) 중계권과 더불어 드라마판 '반지의 제왕'을 자체 제작하는 등 자체 콘텐츠로 고객을 멤버십에 묶어두고 있다.

쿠팡플레이의 영상 콘텐츠로 와우 가입자수를 늘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쿠팡플레이는 SNL 코리아 판권을 사들이고 배우 김수현 출연 '어느 날'을 자체 제작하는 등 콘텐츠를 통해 고객 유입을 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쿠팡플레이는 와우 멤버십의 부가 서비스인 만큼 가성비도 높다. 구독료가 넷플릭스 등 기존 OTT 구독료의 절반 수준이다. 경쟁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 베이직 요금제는 9500원이다. 웨이브 티빙 구독료 역시 7900~1만3900원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와우 멤버십은 배송은 물론 콘텐츠까지 아우르는 확장성이 큰 유료 서비스"라며 "유료 서비스인 멤버십 가입자가 늘면 거래액과 거래 빈도가 높아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