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에 여객기 참사까지…우여곡절 여행株 반등할까[줌인e종목]
제주항공 참사로 여행주 줄하락…여행 수요 위축 우려
보복여행에 웃었지만 티메프로 울상…2025년 中 무비자 수혜
- 김형준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지난해 초만 해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행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호조를 보였던 여행주(株)들이 하반기 발생한 티몬·위메프(티메프) 미정산 사태, 비상계엄, 대형 여객기 참사 등의 영향으로 힘을 쓰지 못한 채 한 해 장을 마쳤다.
중국 정부의 한국 여권 소지자 대상 무비자 입국 정책 등 일부 호재로 작용한 요소도 있었지만 예상치 못한 악재에 낙폭이 커졌다.
다만 증권가는 중국 무비자 대책 등의 수혜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며 2025년에는 상승 여력이 충분히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식시장 마감일인 지난 12월 30일 국내 주요 여행주는 하락 마감하는 흐름을 보였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대형 여객기 참사로 여행 수요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투어(039130)는 5만 4300원으로 2024년 거래를 마감했다. 2024년 첫 거래일 5만 2200원보다는 올랐지만, 엔데믹 여행 호조 기대감으로 3월에 기록했던 52주 최고가 7만 600원보다는 23.9%나 하락 마감한 수치다.
1만 5270원으로 출발했던 모두투어(080160)의 종가는 9700원으로, 연초 대비 36.5%, 연중 최고가인 1만 7760원 대비로는 45.4%나 하락해 '반토막'이 났다.
노랑풍선(104620)은 6640원으로 2024년을 출발했으나 4600원으로 마감하면서 30.7%나 밀렸다.
특히 무안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12월 29일 이후 항공기 탑승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며 여행사를 통해 예약했던 항공권을 대거 취소하는 등 여행 수요 위축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단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달러·원 환율 상승 등과 맞물려 신규 수요 둔화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
증권가의 시각도 유사하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국내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가운데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참사였다"며 "여행 수요 타격 및 여행주 투자심리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여행업계는 잔혹한 2024년을 보냈다. 1분기만 해도 코로나19로 미뤄뒀던 해외여행 수요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면서 영업이익이 급속도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7월 들어 티메프 미정산 사태가 터지며 여행업계가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았고, 비상계엄 사태로 엄동설한을 맞은 가운데 설상가상 무안 제주항공 참사까지 발생하면서 여행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실제 2024년 상반기까지 여행업계는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이른바 '보복여행' 수요 증가로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하나투어는 지난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216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송출객 수가 늘고 패키지 상품의 회복세도 지속해서 이어진 결과다.
모두투어는 1분기 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 5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매출액은 793억 원을 기록해 10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노랑풍선은 영업이익 17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35% 늘었다.
'역대급 실적'에 대한 기대감에 시장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3월 26일 종가 기준 52주 최고가인 7만 200원을 기록했다. 모두투어는 2월 14일 최고가 1만 7740원을 터치했고 노랑풍선은 2월 5일 8070원을 찍었다.
이 시기 여행사들의 최고가와 현 주가를 비교하면 하나투어 22.65%, 모두투어 45.32%, 노랑풍선 43%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주들의 하락세에는 티메프 사태가 큰 영향을 미쳤다. 여행사들이 티메프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하고 2분기부터 대손 처리에 나서면서 수익성이 악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하나투어는 2분기에 미정산 금액 63억 원을 대손 처리하며 해당 기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티메프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해 8월 5일 장중 최저가인 4만 415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여기에 연말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가 촉발한 정치·경제적 불확실성과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강달러' 추세로 여행사들은 가격 방어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2024년 여행업계에 악재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가장 큰 호재는 중국 정부의 무비자 정책이었다.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는 한국 일반 여권 소지자들을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무비자 입국 기간을 15일로 정했지만 이를 30일까지로 연장하기도 했다.
증권가는 올 1분기부터 중국 무비자 여행객 증가로 인한 수혜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3~11월까지가 성수기이기 때문에 3월부터 본격적으로 예약이 증가할 전망"이라며 "보수적으로 봐도 전년 대비 송출객 수가 30~40%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별 여행사들에 대한 전망도 밝다. 하나투어와 관련해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025년 패키지 송출객 수는 신상품 효과 및 중국 (여행) 회복으로 최소 250만 명을 예상한다"며 "영업비용 측면에서도 티메프 관련 일회성 비용이 제거되며 비용 감소가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모두투어에 대해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목표 주가를 8% 상향하고 "중국 패키지 송출객 수가 2016년 수준까지 성장한다는 가정하에 연간 송출객 수는 10만 명 가까이 추가 성장 여력이 있다"며 "1분기 말부터 가파른 수요 회복이 확인될 것"이라고 전했다.
ju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